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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어떻게 치냐' 구위는 역대급 분명, 그런데...두산의 과감한 승부수, 해피엔딩 될까

김용 기자 영문보기

기사입력 2024-07-15 13:29 | 최종수정 2024-07-15 19:06


'이걸 어떻게 치냐' 구위는 역대급 분명, 그런데...두산의 과감한 승부…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두산전. 선발 투수로 등판한 두산 발라조빅.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7.14/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구위는 역대급이 확실한데…

두산 베어스의 모험수. 과연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두산이 야심차게 뽑은 새 외국인 투수 조던 발라조빅(26)이 첫 선을 보였다.

발라조빅은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4⅔이닝 1실점으로 성공적인 KBO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두산은 부상, 부진을 거듭한 에이스 알칸타라 대신 발라조빅을 데려왔다. 브랜든의 단기 대체 선수 시라카와 영입 여부로 시끌벅적한 사이, 발라조빅 영입은 쥐도 새도 모르게 처리했다.

키 1m96. 엄청나게 높은 타점에서 내리 꽂히는 직구가 일품인 투수로 알려졌다. 실제 확인 결과도 스카우팅 리포트와 같았다. 발라조빅은 이날 최고 구속 156km의 강속구를 뽐냈다.


'이걸 어떻게 치냐' 구위는 역대급 분명, 그런데...두산의 과감한 승부…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두산전. 선발 투수로 등판한 두산 발라조빅.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7.14/
또 하나의 강점은 그 큰 키에서, 같은 타점에서 뚝 떨어지는 스플리터. 타자들이 대처하기 힘들었다. 스플리터 평균 구속이 140km 초반이니 타자들 눈에는 직구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커브까지 높은 존으로 떨어져 걸쳐 들어오면, 타자들이 절대 손을 댈 수 없을 것처럼 보였다. 삼성 베테랑 포수 강민호도 상대팀이지만, 발라조빅의 구위 자체에는 엄지를 치켜세웠다. 두산 내부적으로도 조심스럽게 성공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렇게 설명만 하면 이 선수가 왜 승리투수가 돼지 못했을까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더 넓게 보면, 이 정도 선수면 KBO리그가 아니라 메이저리그에 있어야 하는 게 정상이다.


'이걸 어떻게 치냐' 구위는 역대급 분명, 그런데...두산의 과감한 승부…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두산전. 선발 투수로 등판한 두산 발라조빅.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7.14/
다 이유가 있다. 제구였다. 발라조빅은 이날 볼넷 4개를 허용했고, 매 승부 카운트 싸움을 어렵게 끌고 갔다. 그러니 4⅔닝을 소화하는 동안 투구수를 93개나 기록했다.

물론 정상 참작 해줘야 할 여러 이유가 있다. 구장, 공인구, 상대 타자 등 모든 게 낯 설었던 데뷔전. 긴장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또 여러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도 힘들텐데 날씨까지 무더웠다.

다만, 제구가 마구 흔들리는 것보다 대체적으로 높은 쪽에 형성되는 게 많았다. 구위가 워낙 좋아 통타를 안 당했을 뿐 코스 자체로는 위험한 공들이 많았다.

발라조빅의 투구를 지켜본 한 관계자는 "투구 폼 자체가 워낙 크고 와일드해, 제구가 좋기는 힘든 유형"이라고 평가했다.

두산 입장에서는 발라조빅이 데뷔전 긴장해 제구가 흔들렸을 거라고 애써 위안을 삼아야 할 상황.

한편, 발라조빅은 미국에서 불펜 투수로 활약했기에 KBO리그에서 선발로 정착하려면 착실한 빌드업 과정을 거쳐야 한다. 삼성전은 첫 경기 치고 투구수가 많았는데 선수가 파이팅이 넘쳐 말리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제구와 스태미너 문제만 해결되면 구위로는 역대급 투수가 나타났다. 과연 두가지 문제를 해결하고 초특급 외인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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