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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김)민수형이 던지는 걸 보는데, 뭔가 느낌이 오더라고요."
스윕을 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이번 대전 3연전 큰 소득이 있었으니 바로 마무리 박영현의 부활이다. 지난달 30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더블헤더 2경기에 모두 등판했는데, 그 때부터 구속이 올라온 게 보였다. 당시 1차전은 황재균의 실책으로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지만, 2차전은 김상수 실책 속에서도 승리를 지켰다.
그 고비를 넘기고 한화를 만나 2, 3일 2경기 연속 세이브를 따냈다. 2경기 모두 멀티이닝 1점차 승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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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박영현은 올시즌을 앞두고 우여곡절이 있었다. 김재윤(삼성)이 떠나며 마무리 자리가 공석이 됐고, 이 감독은 일찌감치 박영현을 마무리로 낙점했다. 하지만 스프링캠프부터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다. 개막 후 롤러코스터 행보에 KT도 흔들렸다. 6월에는 11경기 평균자책점이 무려 8.71이었다. 마무리로 6승이나 거둔 것도 결국은 문제였다.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결국 자신의 무기인 직구 위력이 떨어졌다는 게 문제였다.
그런데 7월이 됐다고 갑자기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니, 그 비결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박영현은 "요즘 내 나름대로 투구에 대한 연구를 정말 많이 했다. 이번 한화전이 포인트였던 것 같다. 내 생각과 첫 날 피칭이 일치해 통하니 확신을 얻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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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했다. 박영현은 "그동안 팔 회전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느껴 신경을 썼다. 요즘 내가 워낙 힘으로 던지려 했다. 그러니 제구도 흔들렸다. 그런데 대전에 와 불펜에서 형들이 불펜 피칭하는 걸 유심히 봤다. (김)민수형이 던지는 걸 보면서 '나도 전에는 저렇게 던졌는데 지금은 왜 이럴까' 생각을 했다. 형들처럼 편안하게 던져보자 했다. 사실 내가 좋았을 때도 살살 던지는데, 공은 오히려 좋다는 얘기를 들었었다. 그 느낌을 잠시 잊었던 것 같다. 이제라도 되찾아 다행"이라고 진지하게 설명했다. 스프링캠프부터 지금까지 몸상태의 문제는 전혀 없었다고.
그래도 세이브 11개를 쌓았다. 박영현은 마무리로 잘 정착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아직 그런 말씀을 드리기는 이른 것 같다.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야 내가 우리 팀 마무리다 소리를 들을 것 같다. 열심히 해보겠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박영현은 후반기 KT와 자신의 반등에 대한 전망을 묻자 "팀이 올라가면 내 성적도 자연스레 올라갈 것이다. 나도 팀을 믿고, 팀도 나를 믿고 있다. 그에 대한 보답을 꼭 하겠다"며 당찬 모습을 보였다.
대전=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