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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너무 꿈만 같아요. 아직도 현실이 아닌 것 같아요."
0-4로 끌려가던 KT는 7회말 김상수의 2타점 적시타, 8회말 강백호의 솔로 홈런으로 점수 차를 조금씩 좁혀나갔다. 그리고 1점차 상황에서 마지막 9회말 공격을 맞이했다. 선두타자 황재균이 삼성 마무리 오승환을 상대로 2루타를 치면서 조금씩 희망이 생겼다.
김상수가 희생 번트에 성공하며 1사 3루. 대타 강현우가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걸어나가며 1루를 채웠다. 1사 1,3루에서 KT 벤치는 1루 대주자 김건형을 투입했고, 대타 없이 홍현빈을 밀어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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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현빈은 끝내기 상황에 대해 "9회초 수비 끝나고 들어오면서, 9회말 타순을 봤을때 잘하면 내가 끝낼 수 있는 상황이 오긴 하겠다라는 생각을 잠깐하긴 했었다. 그런데 이게 실제가 되면서 믿기지 않는다"면서 "뒤에 좋은 타자들이 있었다. (김)건형이형이나 (강)현우도 준비하고 있었고, 대기 선수들이 몇명 남아있었기 때문에 찬스가 되면 대타를 써서 빠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타석에 들어섰는데 최만호 코치님이 바꾼다고 하시길래 보니까 1루 대주자를 바꾸는 거였다. 그래서 '됐다, 내가 친다' 생각으로 들어갔다"고 돌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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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현우 타석에서 되게 어렵게 어렵게 승부를 하더라. 제 뒤 타자가 로하스고, KBO 최고의 타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에게도 어렵게 승부하겠다고 생각해서 높은 변화구를 생각하고 있었다. 제가 생각하는 코스대로 왔는데, 생각한대로 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좋은 결과가 나왔다. 방망이에 맞는 순간 '끝났다. (1루주자)건형이형 제발 들어와라'는 생각만 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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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현빈은 "제가 아무래도 주전이 아니고 백업으로 오래 있었던 선수였기 때문에, 사실 다들 9회에 기대를 안했을 것이다. 그냥 삼진이나 병살만 치지 마라 이런 생각으로 계셨을건데 제가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선배님들도 당황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 것 같다"며 기쁨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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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