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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1년 전 수베로 감독이 당한 아픔이 1년 후 부메랑 처럼 최원호 감독에게 돌아왔다.
1년 만에 반복된 시즌 초 감독교체. 한화는 리빌딩을 천명하며 영입한 수베로 감독을 지난해 5월11일 경질했다. 시즌 초 성적이 떨어지자 느닷 없이 이기는 야구를 하겠다며 2군 감독이던 최 감독을 승격시켰다.
당시에도 말이 많았다.
다만, 경질 타이밍이 애매했다. 지난해 5월11일 삼성 라이온즈전을 승리한 직후 수베로 감독에게 경질 사실을 통보했다. 6경기 5승1패로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시점에 감독 교체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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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한화의 선택에 뒷말이 무성했다. 상승세 전, 6연패를 당할 때 이미 최 감독 교체로 내부 결정을 내렸지만, 그룹 최고위층 결재가 늦어지는 사이 상승반등 하면서 어색한 상황이 연출됐다는 추론이 설득력을 얻었다.
공교롭게도 1년 후 최원호 감독 역시 부진을 털고 반등하던 참이었다.
지난 주중 까다로운 상대 LG 트윈스와의 3연전을 2승1패 위닝시리즈로 장식했다. 이어진 SSG 랜더스 3연전은 26일 우천 취소 경기를 빼고 2경기를 다 잡았다. 2시리즈 연속 위닝시리즈였다. 4연패→5승1패의 급상승세. 하지만 돌아온 결과는 퇴진이었다.
운도 없었다. 23일 단 하루의 최하위 추락이 발목을 잡았다.
4연패 후 3연승을 하다 23일 LG에 졌다. 지난주 유일한 패배.
줄곧 꼴찌로 떨어져있던 롯데 자이언츠가 연승을 하며 힘을 내는 바람에 시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딱 하루 최하위가 됐다.
시즌은 많이 남았고, 치고 올라갈 여력이 충분했다. 하지만, 단 하루라도 10위에 떨어졌다는 상징성에 구단 자존심이 흔들렸을 수 있다.
자진 사퇴든, 경질이든 지난주 4연패 과정에서도 구단 안팎의 민심이 요동쳤다. 감독 경질설, 사퇴설이 흘러나왔다. 그렇게 교체 분위기로 가닥이 잡혔고, 10위 추락이라는 상징적 사건이 현실화 됐다. 그룹 최종 결재를 기다리는 동안 그렇게 지던 팀이 연승을 하며 힘을 내니, 최 감독 입장에서는 더욱 씁쓸했을 지 모른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