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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그는 '숨어 있던' 거포였다.
올시즌 17개의 홈런을 터뜨린 터커는 23일 에인절스전에서는 볼넷 1개를 얻고 3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양 리그를 합쳐 이 부문 선두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전날까지 홈런 순위를 보면 볼티모어 오리올스 거너 헨더슨이 16개로 2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맷 올슨이 14개로 3위다.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13홈런으로 공동 4위이고,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쌍포' 호세 라미레즈와 조시 네일러가 12개로 공동 6위를 형성하고 있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들이 대부분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이 가운데 올슨과 저지, 오타니는 실제 홈런왕 출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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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주목해야 할 부문은 WAR이다. 팬그래프스가 제공하는 WAR(fWAR)에서 터커가 양 리그 통합 선두로 자리매김했다. 22일 현재 터커가 3.4로 1위, 오타니가 3.2, 캔자스시티 로열스 바비 위트 주니어가 3.2로 각각 2,3위로 뒤를 따르고 있다.
베이스볼레퍼러스 WAR(bWAR)에서도 터커는 3.5로 양 리그를 합쳐 1위에 올랐고, 그 뒤를 다저스 무키 베츠(3.4), 위트 주니어(3.3), 헨더슨(3.3), 오타니(3.2)가 잇고 있다. 지금 분위기라면 투표권을 가진 BBWAA(전미야구기자협회)의 표심이 터커로 기울고 있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
터커는 MLB.com이 지난 21일 공개한 MVP 모의투표에서 AL 2위에 올랐다. 43명의 패널이 투표에 참가해 28명이 양키스 후안 소토에 1위표를 줬고, 6명이 터커를 선택했다. 에인절스전에서 2홈런을 몰아치며 WAR 선두로 올라서기 이틀 전에 실시한 투표였음을 감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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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커는 팬들의 MVP 응원에 대해 "멋진 일이다. 우리는 정말 좋은 팬들을 갖고 있다. 팬들의 열렬한 응원에 우리 선수들이 힘을 내게 된다. 멋진 순간이었다. 그러나 아직은 시즌 초반이다. 갈 길이 멀다"고 밝혔다. 터커는 지금과 같은 페이스를 유지하면 올시즌 56홈런을 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런데 터커는 홈런왕이 갖춰야 할 세부적인 지표를 갖고 있지 않다. 평균 타구속도는 91.7마일로 전체 42위, 홈런의 평균 비거리는 391피트로 152위에 불과하다. 아직 110마일 이상의 초강력 타구를 날린 적이 없고, 평균 배트스피드는 72.5마일로 84위다.
평균 타구속도는 애런 저지가 96.4마일로 1위, 후안 소토가 95.9마일로 2위다. 이어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오닐 크루즈가 95.7마일로 4위이며 오타니가 95.1마일 4위에 올라 있다. 다시 말해 터커의 홈런은 정확하게 맞혀 날려보내는 기술적 측면이 강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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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는 타율 0.284, 29홈런, 112타점을 때리며 실버슬러거를 받았고, AL MVP 투표에서 5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AL 타점 부분 타이틀 홀더였다. MVP 자격을 조금씩 키워온 선수라고 보면 된다.
터커의 형은 KIA 타이거즈 중심타자로 활약했던 프레스턴 터커다. 프레스턴은 2019~2021년 KIA에서 활약했는데, 2020년 32홈런, 113타점을 올리며 KIA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