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베테랑과 신예, 투수와 타자 할 것 없이 부상이 쏟아지고 있다. 사령탑은 웃음으로 넘겼지만, 속내가 웃음일리 있을까.,
장재영은 2021년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고교 시절 150㎞ 중후반의 직구를 뿌리며 메이저리그 도전을 노크하던 선수를 키움으로 데려오는 과정에서 계약금 9억원을 안겼다. 프로야구 역사상 한기주(KIA 입단, 10억원)에 이어 2번째로 높은 금액이다.
3년간 56경기 103⅓이닝, 1승6패, 평균자책점 6.45라는 초라한 성적만 남겼다. 지난해 선발로 70이닝 넘게 던지긴 했지만, 올해는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
하지만 키움의 답변은 달랐다. 홍원기 감독은 "선수 의지를 존중해 수술 대신 재활을 하기로 했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토미존 수술의 경우 1년에서 1년반 가량의 재활이 필요하다. 손상된 인대를 대체할 싱싱한 인대는 굴신운동(접혔다폈다 하는 움직임)이 적은 부위에서 채취한다. 따라서 기존 인대에 비해 딱딱하다. 이를 투구에 지장이 없을 만큼 자연스럽게 펴지는게 익숙해지도록 단련하고, 여기에 단순히 던지는 게 아닌 '투구'를 할 수 있도록 몸을 만들어야한다.
수술 성공률이 95% 이상이란 말이 나올 만큼 이제 강속구 투수들에겐 통과 의례처럼 느껴지지만, 투수로선 '칼'을 대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없을 수 없다. 이를 받아들이도록 설득하는 게 구단의 역할이다.
|
선뜻 납득하기 힘든 일이다. 재활을 하더라도 어차피 장재영의 올시즌내 등판은 어렵다는게 야구계의 중론이다. 지금 수술했을 때 빠르면 내년 후반기, 혹은 내후년 개막 복귀를 점칠 수 있지만, 외과적 처치가 이뤄지지 않은 재활은 복귀 시기를 가늠할 수 없다.
홍원기 감독은 "아직 보여준 게 없는 장재영으로선 수술 없이 결과를 내길 원한다"며 "사람마다 몸이 다르다. 미국에서도 이 정도 손상이 됐을 때 수술 대신 주사 치료를 택하는 선수가 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답변이 곤란한 질문이 계속되자 그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손을 내저었다.
|
신인 내야수 이재상, FA 투수 원종현 등도 부상으로 빠져있다. 시즌초 좋은 활약을 보이던 베테랑 이형종도 발뼈 골절로 이탈했다.
홍원기 감독은 "이주형은 연습경기에 나갔는데, 삼진-볼넷이라 뛰는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면서 "매일 부상선수 브리핑만 한참 해야한다. 정찬헌은 아직 번호표를 뽑지 못했다"며 씁쓸한 농담을 건넸다. 당분간 복귀 예정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
홍원기 감독은 "마냥 부상 선수들만 바라볼 순 없지 않나"라면서도 "어린 선수들과 함께 뛰다보니 결과 예측이 안되는 건 사실이다. 감독 입장에서도 경기 운영이 많이 어렵다"며 아쉬워했다.
고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