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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뻔했다더군, 오늘처럼만 던져!" LAD 감독, '6이닝 무실점' 야마모토 운이 좋았던건 아닐까?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4-04-26 16:48 | 최종수정 2024-04-26 17:31


"죽을 뻔했다더군, 오늘처럼만 던져!" LAD 감독, '6이닝 무실점' …
LA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26일(한국시각)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죽을 뻔했다더군, 오늘처럼만 던져!" LAD 감독, '6이닝 무실점' …
야마모토가 1회 투구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메이저리그 역대 투수 최고 몸값을 받고 LA 다저스에 입단한 일본인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데뷔 이후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일본 프로야구(NPB) 퍼시픽리그에서 3년 연속 사와무라상과 MVP를 거머쥔 그가 이제야 정상 궤도에 올랐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과연 그럴까.

야마모토는 2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4안타 1볼넷 무실점의 쾌투를 펼치며 2대1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6경기에서 2승1패를 마크했고, 평균자책점은 4.50에서 3.54로 낮췄다. 지난 20일 뉴욕 메츠를 상대로 6이닝 7안타 4실점(3자책점)한데 이어 두 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올렸으니, 다저스 벤치에도 신뢰가 쌓이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그러나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여전히 들쭉날쭉한 피칭을 할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야마모토는 총 97개의 공을 던졌다. 워싱턴 타자들이 배트를 내민 것은 44개이고, 그중 헛스윙은 9개, 즉 헛스윙 비율이 20.5%에 지나지 않았다. 이전 5경기에서 헛스윙 비율은 32.2%였다. 또한 콜드 스트라이크가 26개, 파울이 20개였다.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한 공의 83%가 컨택트됐고,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공의 컨택트 비율은 71%였다.

인플레이타구 15개의 평균 속도는 96.8마일로 이전 5경기의 90.4마일을 크게 웃돌았다. 종합하면 워싱턴 타자들이 야마모토의 공에 별로 속지 않았고, 잘 맞은 타구들이 야수 정면을 많이 향했다는 얘기가 된다. 여기에 브라이언 월시 구심의 콜도 야마모토에게 후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직구 구속은 최고 96.8마일, 평균 95.5마일로 올시즌 들어 최고 수준이었다.


"죽을 뻔했다더군, 오늘처럼만 던져!" LAD 감독, '6이닝 무실점' …
LA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는 이날 97개의 공을 던졌다. AP연합뉴스
현장 반응은 대단히 뜨거웠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경기 후 "지난 경기까지 야마모토의 활약은 기대치의 중간 정도였는데, 오늘은 데뷔 이후 가장 잘 던졌다고 본다. 직전 두 차례 등판도 나쁘지는 않았다"며 후한 평가를 내렸다.

MLB.com은 '야마모토가 시즌이 시작되고 오르락내리락한 이유는 매경기 자신의 구종 3가지를 모두 잘 던진 게 아니었기 때문'이라며 '오늘은 포심과 커브, 스플리터가 모두 효과적으로 들어가 내셔널스 타자들에게 까다로웠다'고 전했다.

스탯캐스트 등 세부 기록으로 나타난 분석 자료와 현장 평가가 다를 수는 있다. 야마모토의 성공 여부는 직구 제구와 구위인데, 이전 5경기에서는 좋지 않았다는 게 현장의 분석이다. 이날 워싱턴을 상대로는 직구가 위력을 발휘했다고 보는 것이다.

실제 야마모토의 직구 평균 타구속도는 81.1마일이었다. 또한 직구 40개 가운데 콜드 스트라이크가 15개, 헛스윙이 2개였다.


"죽을 뻔했다더군, 오늘처럼만 던져!" LAD 감독, '6이닝 무실점' …
LA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데뷔 이후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USATODAY연합뉴스

"죽을 뻔했다더군, 오늘처럼만 던져!" LAD 감독, '6이닝 무실점' …
워싱턴 내셔널스 로사리오 야마모토가 5회말 날린 직선타구가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얼굴을 향해 날아가고 있다. 사진=MLB.TV 캡처
워싱턴 1루수 조이 메네세스는 "다저스 선발투수가 굉장히 잘 던졌다. 스트라이크존 커맨드가 뛰어나고 구종도 까다로웠다. 오늘처럼 던지면 우리는 어떤 것도 할 수가 없다"며 혀를 내둘렀다.

MLB.com은 '포심 직구가 제대로 잘 제구가 된다면 야마모토는 공략하기 까다롭다. 반대로 그렇지 않으면 난타를 당하고 홈런도 많이 맞는다'고 했다.

다저스 포수 오스틴 반스는 "경기 전 불펜에서 받은 그의 직구를 보고 오늘 느낌이 좋았다. 마운드에서 그는 쌩쌩했다. 투구하는 내내 잘 실행했다. 오늘 중요한 경기였는데 대단한 투구였다"고 평가했다.

이날 워싱탄 타자들이 친 타구 가운데 가장 빠른 것은 5회말에 나왔다. 선두 좌타자 에디 로사리오가 야마모토의 한복판 90마일 스플리터를 받아친 것이 104.8마일의 속도로 맞아 나갔다. 한데 이 타구는 야마모토의 얼굴을 정면으로 향했다. 위험천만한 순간 다행히 야마모토가 피하면서 본능적으로 내민 글러브에 공이 빨려 들어갔다.

경기 후 로버츠 감독은 "거의 죽을 뻔했다고 하더라"며 웃은 뒤 "최근 두 경기는 그가 공을 제대로 던지면 타자를 제압할 수 있다는 걸 잘 보여준다. 자신감을 더 가질 수 있는 계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했다.

야마모토는 지난달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서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1이닝 5실점한 뒤로 이날까지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00을 기록했고, 3경기에서는 무실점을 마크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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