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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빨리 쳐서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다(웃음)."
개인과 구단을 넘어 리그를 대표하는 기록인 만큼 모두의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평소보다 많은 취재진이 인천을 찾았고, 이숭용 SSG 감독도 훈련을 마친 최정을 향해 "오늘 두 개 쳐서 신기록 세우라"고 덕담을 건넬 정도.
이에 대해 최정은 "하루에 홈런 두 개를 치는 게 쉬운 일은 아닌데…"라며 "(14일 KT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치니까) 주위가 더 분주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에는 기록에 관해서는 생각을 잘 하지 않는데, 지금 분위기는 다르니까…"라며 "빨리 기록을 세워서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다. 나는 정말 조용하게 야구하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또 "내가 기록을 세웠는데 팀이 패하면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어렵다"며 "이런 상상을 하면 더 압박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타격 폼에 미세하게 변화를 줬는데 연타석 홈런을 쳤을 때 타구질이 만족스러웠다. 타격감은 괜찮은 편"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최정은 1회말 첫 타석에서 KIA 김건국에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났고, 3회말 두 번째 타석에선 잘 맞은 타구가 우익수 뜬공에 그쳤다. KIA 장현식과 마주한 세 번재 타석에서 삼진에 그친 최정은 곽도규와 상대한 7회말 네 번재 타석에서 좌익수 왼쪽 안타를 기록했다.
고대하던 홈런은 그렇게 미뤄지는 듯 했다. 그러나 극적인 순간 찾아왔다. SSG가 3-4로 뒤진 9회말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만난 투수는 올 시즌 등판한 8경기를 모두 세이브로 장식한 KIA 마무리 정해영. 최정은 3B1S에서 들어온 5구째 몸쪽 높은 코스의 147㎞ 직구를 그대로 걷어올렸고, 타구는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홈런으로 연결됐다. 전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순간. 이어진 타석에서 에레디아의 안타에 이어 한유섬마저 우월 끝내기 투런포를 터뜨리며 SSG가 6대4로 승리, 최정의 기쁨은 두 배가 됐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