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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여전한 핀포인트 제구. 140㎞대 초중반의 직구. 두루 활용하는 3종 변화구까지.
김태형 감독은 "류현진은 제구가 정말 좋다. 존에서 한두개 정도는 마음먹은대로, 거의 90% 정도는 던진다고 봐야한다"면서 "좋은 카운트 뺏기면 상대하기 어렵다. 가진 구종도 워낙 좋다. 카운트 잡는 공을 얼마나 놓치지 않고 치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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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무서울 정도로 배분을 잘한다. 직구와 변화구가 반반이고, 변화구는 3가지를 또 ⅓씩 나눠서 던진다. 그러니 구종을 예측하기 어렵다. 확률 높은 공이 없고, 직구도 몸쪽 바깥쪽이 있으니까, 타자 입장에선 복불복 타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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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사직구장 마운드에 오른 건 햇수로 12년, 4362일만의 일이다. 2012시즌 개막전인 4월 7일 사직 롯데전에 등판, 6이닝 8피안타(1홈런) 5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된 바 있다. 당시 류현진에게 홈런을 친 롯데 선수는 조성환이었다.
이날 류현진은 1회말 1사 1,2루의 첫 위기를 맞았다. 롯데 선두타자 정훈에게 안타, 노진혁 삼진 후 레이예스에게 안타를 허용한 것. 하지만 전준우와 유강남을 우익수 뜬공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2회는 3자 범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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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타자 전준우의 타구는 평범한 우익수 뜬공. 하지만 한화 우익수 임종찬이 낙구지점 파악에 실패하며 그대로 우익수 앞 2타점 2루타가 됐다. 류현진은 공이 높게 뜬 모습을 보며 더그아웃으로 걸어들어가고 있었지만, 이내 다시 마운드에 올라야했다. 그래도 류현진이 유강남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3회말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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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인 실수를 저지른 한화 우익수 임종찬은 그래도 타격에서 '보은'했다. 전날 홈런 포함 4타수 4안타 2타점 3득점을 기록했던 임종찬은 이날도 1회 2점째를 따낸 적시타 포함 4타수 3안타 4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진출에 앞서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당시 프로야구 투수를 꿈꾸는 어린이에게 '수비를 믿지 말고 삼진 잡겠다는 마음으로 던져라'라고 충고하는 모습이 화제가 된 바 있다. 한화로 돌아온 올해 "수비를 믿고 던지겠다"며 웃었지만, 시범경기부터 뜻밖의 경험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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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KIA 외인 소크라테스를 어리둥절하게 한 존 끝에 걸치는 변화구 제구가 돋보였다. 직구도 최고 구속 148㎞를 기록했다.
이날 롯데전에서 던진 76구는 한화 복귀 이후 최다 투구다. 다만 메이저리그 시절 류현진에게 2타수 2안타를 기록했던 레이예스가 이날 홈런성 파울 하나를 곁들여 3타수 2안타를 기록한 점이 눈에 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2안타 갖고 무슨 천적이냐"며 웃었지만, 존재감이 남다른 것은 사실이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