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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전 좋은데 생태계가 파괴될 것 같은데요…."
지난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KT 위즈 이강철 감독과 ABS에 대해 얘기를 나누다가 강백호 포수 전환까지 흘러갔다.
이 감독이 "이제는 프레이밍이 필요없게 됐다. 블로킹을 잘하고 2루 송구 잘하는 포수가 더 각광받게 됐다"고 말하더니 문득 어떤 생각이 스쳤는지 "그렇게 보면 (강)백호가 포수를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라고 아이디어를 냈다.
강백호는 고교 시절 150㎞대의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이기도 했지만 투수들의 공을 받는 포수이기도 했다. 그러나 KT 입단 이후 투수와 포수를 모두 하지 않고 외야수로 전향했다. 좋은 타격 재능을 살리기 위해서였다. 이후 1루수로 나섰던 강백호는 박병호가 온 이후 지난해 다시 외야로 돌아갔다. 올시즌에도 외야수와 지명타자로 뛴다. 그러나 1루수 때와 마찬가지로 아직 외야수로서 수비 능력은 부족한 편. 좋아지고 있지만 본인 스스로 확실한 자신감을 갖지는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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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호도 "전 좋은데 생태계를 파괴할 것 같은데요"라며 농담으로 맞받아쳤다. 이어 "저는 어디든 괜찮습니다"라며 쿨하게 반응하고는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이 감독은 강백호가 떠난 뒤 "예전에 강백호가 교체로 포수를 본 적이 있었다. 그때 장비 차고 있는데 딱 어울려 보이긴 했다"고 웃었다. 그러더니 "(장)성우가 그만둘 때쯤 생각해 봐?"라며 새삼 '포수 강백호'에 대한 아이디어가 괜찮을 수도 있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장성우에 김준표 강현우 등 좋은 포수가 많은 KT로선 굳이 강백호를 포수로 바꿀 필요는 없어 보인다. ABS가 불러온 재미난 아이디어였다.
강백호는 9일 시범경기 첫 날 상대 1선발 디트릭 엔스로부터 중월 투런포를 날렸고, 10일엔 2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하면서 타격감을 올리며 개막전을 준비하고 있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