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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과 시련으로 보낸 4년, 결국 FA 신청 포기한 우승 포수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2-11-16 09:57 | 최종수정 2022-11-16 09:58


투수 김광현과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있는 포수 이재원(오른쪽).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

2022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키움과 SSG의 경기가 7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다. 경기 전 SSG 이재원이 타격훈련을 하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11.07/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사실상 자신과의 싸움으로 보냈던 지난 4년. 우승 포수 이재원은 결국 FA 신청을 포기했다.

시즌 종료 후 SSG 랜더스에서 FA 자격을 얻은 선수는 총 3명이다. 투수 이태양과 외야수 오태곤 그리고 포수 이재원이다. 하지만 이중 이재원은 FA를 신청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16일 발표될 KBO FA 선수 공시 명단에도 이재원의 이름은 빠져있다.

이재원에게 지난 4년은 험난했다. 그는 2018년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그해 정규 시즌 성적이 타율 3할2푼9리(407타수 134안타) 17홈런 57타점이었다. 데뷔 이후, 주전 포수로 완전히 자리를 잡은 이후 최고의 성적이었다. 포수에게 공격력까지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에서 이재원은 프로에서 가장 좋은 타격 성적까지 거뒀고, 그해 소속팀 SK 와이번스(현 SSG)는 한국시리즈에서 정규 시즌 1위팀 두산 베어스를 꺾고 드라마틱한 우승을 차지했다. 최고의 개인 성적, 최고의 팀 성적. 그 후 맞은 생애 첫 FA. SK는 당시 이재원에게 4년 69억원이라는 조건을 안겼고, 완벽한 분위기 속에서 기분 좋게 사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FA 계약 이후의 성적이 좋지 못했다. 이듬해부터 타격 성적도 떨어졌고, 팀 성적 역시 2년에 걸쳐 추락하면서 거액의 계약을 했던 이재원에게도 많은 비난이 쏟아졌다. 억울한 부분도 분명히 있었지만 모든 것을 감내했다.

지난해 김원형 감독 이후 신세계 야구단 체제가 시작됐고, SSG는 조금씩 다시 분위기를 추스리며 성적도 끌어올렸다. 올해는 김 감독 부임 2년만에 정규 시즌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 통합 우승이라는 쾌거까지 일궜다. 이재원은 한국시리즈 마지막 경기였던 6차전에서 우승 확정 순간, 마무리를 위해 등판했던 김광현과 껴안으며 세리머니를 한 '우승 포수'의 영광을 안았다.

기쁘게 마무리했지만, 이재원 개인적으로는 올 시즌 역시 성공이라고 보기는 힘들었다.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에 있어서도 고민이 많았다. 자연스럽게 경기 출장 빈도수나 타석수가 이전에 비해 줄어든 것 역시 사실이다. 또 SSG가 김민식을 트레이드로 다시 영입하면서, 출장수도 나눠서 뛸 수밖에 없던 상황이다.

이재원의 FA 신청 포기는 많은 것을 의미한다. 유독 좋은 포수들이 많이 쏟아져나온 올해 FA 시장의 특성 역시 분명하게 인지하고 있을테지만, 반대로 그동안의 개인적인 부진에 대한 미안함 역시 크게 작용했다. 이재원은 구단에 일찌감치 "신청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했고, 조용히 다음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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