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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근조' 검은 리본을 단 선수들의 얼굴에는 웃음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KBO리그 최고의 잔치인 한국시리즈 개막을 앞두고 있지만, 모두가 침통한 표정이었다.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양팀 감독과 선수들도 근조 리본을 가슴에 달았다. 사회를 맡은 박지영 아나운서 역시 검은 옷을 입고 차분한 진행을 맡았다. 예전처럼 웃음과 밝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양팀 감독들은 선수단을 대표해서 본격적인 한국시리즈 각오를 밝히기 전에 애도의 뜻을 전했다. 김원형 감독은 "희생자분들과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홍원기 감독 역시 "나라에 큰 일이 벌어진 것 같다. 희생자와 유가족들의 마음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위로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한 가정의 아빠, 부모로써 많은 아픔에 공감한다. 유가족 여러분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싶고, 많은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며 진심으로 애도의 메시지를 전했다. 양팀 감독 모두 20대 자녀들을 둔 가장이기 때문에 이번 참사의 충격이 더 크게 와닿은듯 했다.
나아가 KBO는 팬들의 관심이 쏠린 한국시리즈에 2만명에 가까운 관중들이 모이는 만큼, 관중 안전 대책을 더욱 철저히 세우기로 했다. 31일 랜더스필드에서 문화체육관광부 및 구단 안전 관리 책임자와 함께 회의를 진행하고, 불의의 안전 사고가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예방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이태원 참사로 인해 야구계 모든 구성원들도 큰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이번 한국시리즈는 그 어느 때보다 경건하고, 또 조용하게 진행될듯 하다. 그것이 KBO리그가 갖고있는 시대 공감의 의무이기도 하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