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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타자의 눈물…발묶인 에이스의 뜨거운 포옹 [청룡기 인터뷰]

이종서 기자

기사입력 2022-07-26 11:59 | 최종수정 2022-07-27 06:10


제77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 대회 결승전 충암고와 유신고의 경기가 25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렸다.유신고가 승리하며 청룡기 우승을 차지했다. 아쉬워하는 충암고 김동헌을 다독이는 윤영철의 모습 목동=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7.25/

[목동=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2점 차 석패. 4번타자는 아쉬움에 눈물을 흘렸다. 이를 위로한 건 에이스였다.

충암고는 25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7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 리그 왕중왕전(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결승전에서 유신고에 1대3으로 패배했다.

충암고로서는 아쉬움이 가득했던 패배였다. 준결승전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장충고를 만나면서 '에이스' 윤영철이 103개의 공을 던졌다. 대회 규정 상 91개 이상의 공을 던진 선수는 보호 차원에서 4일 간 휴식을 취해야 한다. 준결승전 뒤 이틀 만에 결승전이 열린 만큼, 윤영철은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윤영철이 빠진 가운데에도 충암고는 3점으로 유신고를 묶었다. 그러나 타선이 터지지 않았다. 총 1점을 뽑아내는데 그쳤고, 결국 대회 2연패 도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경기를 마친 뒤 4번타자이자 포수, 그리고 주장으로 팀을 이끌었던 김동헌은 고개를 떨구며 눈물을 흘렸다. 9회초 몸 맞는 공을 얻어낸 뒤 더그아웃에 손짓을 하며 선수들의 응원을 독려했던 그는 2루에서 햄스트링 통증으로 쓰러졌지만, 응급 조치 후 일어나서 경기를 끝까지 소화하는 투혼을 보여줬다.

김동헌은 "중학교 3학년 때에도 결승전에서 졌다. 3년 만에 주장으로 다시 결승전에 올라왔다. 3학년이 별로 없어서 후배들이 많이 도와줬다. 내가 잘해서 우승하고 싶었는데, 그게 잘 안 돼서 팀에 많이 미안하다"고 이야기했다.

김동헌이 눈물을 흘리자 윤영철이 달려가 안으며 위로했다. 직접 경기에 나서지 못한 만큼, 윤영철의 마음은 더욱 쓰릴 수밖에 없을 노릇. 윤영철은 "아쉽긴해도 준결승 때 던져서 결승까지 올 수 있었으니 후회는 없다"라며 "이겼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응원했다. 아쉽게 지긴 했지만, 응원 열심히 했다"고 밝혔다.


윤영철-김동헌(왼쪽부터). 목동=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함께 다니며 배터리를 이룬 이들은 이번 대회에서 환상의 호흡을 보여줬다. 윤영철은 "(김)동헌이는 방망이도 좋고, 공도 잘 잡아 안정감이 있다. 블로킹이 좋아 변화구를 믿고 던질 수 있는 거 같다. 프레이밍도 좋아 가끔씩 볼을 스트라이크로 만들어주기도 한다"고 칭찬했다. 김동헌은 "6년을 봤는데 항상 내 기대보다 잘 던진다. 항상 그래서 믿고 던지고 볼배합도 운영하기가 편하다. 청소년대표팀에 같이 가게 됐는데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화답했다.

이들은 쉴틈없이 8월 있는 대통령배를 준비에 들어간다. 청룡기에서 아쉬움을 느낀 만큼, "다음 대회는 우승하겠다"고 이구동성으로 각오를 전했다.
목동=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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