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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별로던데요."
반대편인 3루측 더그아웃에서 진승현의 투구를 바라본 진 코치는 "별로였다"고 심드렁하게 답했다. 이어 "감독님이 '(진)승현이가 잘 던지돼, 우리가 이겼으면 좋겠다'고 농담을 하셨는데, 그대로 이뤄졌다"고 야릇한 미소를 지었다. 그라운드에선 아들 이전에 상대 선수일 수밖에 없었던 진 코치였다.
물론 속내는 달랐다. 진승현이 야구 선수의 길을 걷기 시작한 이래, 공식전에서 진 코치 앞에서 공을 던진 건 22일이 처음이었다. 진 코치는 "사실 마음이 떨리긴 하더라"며 부정(父情)을 끝내 숨기진 못했다.
진승현은 "만족할 만한 경기는 아니었다. 내가 던진 것을 차치하고 팀이 패하지 않았나"라며 "다음엔 아버지 앞에서 이기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