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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할 4번 타자'가 쏜 극적 적시타, 반등 실마리로 이어질까[광주 이순간]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2-04-20 22:00 | 최종수정 2022-04-21 09:45


20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KBO리그 KIA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7회말 2사 1, 2루에서 최형우가 1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최형우. 광주=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04.20/

[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찬스 때 한 방만 쳐주면 된다."

KIA 타이거즈 최형우(39)를 두고 김종국 감독은 늘 이런 말을 되풀이 했다.

최형우는 올 시즌 에이징커브에 접어들었다는 시각이 뚜렷하다. 시즌 초반부터 줄어든 배트 스피드, 스윙 궤적 등 다양한 문제를 노출했다. 개막 후 1주일 간 단 2안타에 그쳤고, 타율은 한때 8푼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김 감독은 최형우를 지명 타자로 줄곧 활용했다. 4번에서 출발했던 타순은 5번, 6번으로 이동하기도 했으나, 언제나 선발 라인업엔 그의 이름이 들어가 있었다. 김 감독은 "최형우는 여전히 찬스 때 한 번씩 해줄 수 있는 선수"라며 "장타력에 대한 기대도 있지만, 눈야구도 할 수 있는 선수다. 찬스 상황에서 한 번씩만 해줘도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최형우는 꾸준히 출루 기회를 만들었다. 장타율은 1할대지만, 출루율은 3할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19일까지 KBO리그 타자 최다 볼넷 1위(13개)를 달리며 선구안은 녹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결국 반등의 물꼬만 트인다면 방망이에도 불이 붙을 것으로 전망됐다.

최형우의 방망이는 가장 극적인 순간에 불을 뿜었다. 20일 광주 두산전. 1-1 동점이던 7회말 2사 1, 2루에서 최형우는 좌전 적시타를 만들었다. 두산 선발 투수 로버트 스탁이 초구로 선택한 154㎞ 직구에 주저 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최형우는 적시타를 만들고 출루한 뒤 잠시 1루 베이스에 주저 앉아 헬멧으로 얼굴을 감춘 뒤 일어나 하늘을 올려봤다. 세월의 무게 속에서도 팀에 보탬이 되자 했던 베테랑 타자의 얼굴엔 여러 생각이 스쳐 지나가는 모습이었다.

KIA는 최형우의 적시타로 2-1 리드를 잡은 리드를 끝까지 이어가진 못했다. 8회초 내야진이 잇단 실책으로 두산에 역전을 허용했다. 8회말 두산 내야진의 실책으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9회초 또다시 결정적 실책이 터지면서 3대4 패배, 3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사령탑의 믿음 속에 자리를 지키고 있는 베테랑 타자, 극적인 순간 터진 적시타는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그러나 반등 기대감을 품을 수 있는 장면이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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