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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칼럼]마쓰자카로 시작된 이승엽 '약속의 8회', 김태균의 일본진출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1-10-18 14:12 | 최종수정 2021-10-19 07:16


세이부의마쓰자카 다이스케가 2020년 2월 25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피칭하고 있다. 사진제공=무로이 마사야

일본의 위대한 투수가 10월 19일 현역 마지막 등판을 한다. 세이부 라이온즈 마쓰자카 다이스케(41)다.

1999년 프로생활을 시작한 마쓰자카는 일본프로야구에서 114승을 거뒀고, 2007년부터 8시즌 동안 메이저리그에서도 활약해 56승을 올렸다. 특히 그는 일본을 대표하는 투수들 중 누구보다 한국선수들과 인상 깊은 대결을 많이 한 투수였다.

고교시절 '괴물 투수'로 각광받은 마쓰자카는 고교 3학년인 1998년 9월, 제3회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해 한일전에 등판했다. 일본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그 대회에서 마쓰자카의 엄청한 인기를 한국팀의 투수였던 권오준(전 삼성)은 "선수 숙소 주변에서는 새벽까지 '마쓰자카 군' 이라고 외치는 여성팬의 목소리가 들렸다. 마쓰자카가 마운드에 오르면 관중들의 플래시 때문에 경기가 중단될 정도였다"라고 회상했다.

2년 후인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마쓰자카는 예선전과 3위 결정전 등 두 차례 한국을 상대로 선발등판했다. 특히 3위 결정전에서 한국의 이승엽(전 삼성)은 마쓰자카에게 3연속 삼진을 당하고 있었는데 0-0에서 맞이한 8회말에 승부를 결정짓는 2타점 적시타를 쳤다. 그 안타가 결승타가 되고 한국은 동메달을 땄다. 그 후 전설이 된 이승엽의 '약속의 8회'는 그 때 마쓰자카와 함께 시작됐다.

마쓰자카는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한국팀과 만났다. 그 때 마쓰자카는 2008년 보스턴에서 18승을 기록하며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그 마쓰자카를 상대로 대형 홈런을 친 한국 타자가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 대회에서 홈런 1위, 타점 1위를 기록한 김태균(전 한화)이다. 김태균은 이듬해 일본에 진출했는데 마쓰자카에게서 친 홈런이 계기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교시절부터 20대 후반까지 뛰어난 활약을 보인 마쓰자카였지만 30대 이후엔 부상으로 인해 기량을 발휘하기 힘들었다. 2015년 일본에 돌아와서도 만족할만한 피칭은 못 했다. 소프트뱅크 호크스, 주니치 드래곤즈에서 뛰었던 마스자카는 지난 시즌 친정인 세이부에 복귀했고, 세이부 유니폼을 다시 입고 처음으로 등판한 경기가 2020년 2월 미야자키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연습경기였다.

마쓰자카는 두산을 상대로 1이닝 동안 6명의 타자를 상대해 22구를 던져 3안타 2실점을 했다. 예전 같은 구위를 보여주지 못한 마쓰자카는 결국 척추 내시경 경추 수술을 받고 지난해와 올시즌 한번도 공식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두산전에서 허용한 오재일(현 삼성)의 한방이 그가 외국인 타자에게서 맞은 마지막 홈런이 됐다.

마쓰자카와 대결한 마지막 한국인 타자가 된 김재호(두산)는 마쓰자카와의 대결 후 "마쓰자카 투수에게는 엄청났을 때와 마음대로 던지지 못했을 때의 두 모습이 기억에 남아 있다. 계속 야구를 해 왔던 열정이 대단하다. 사실 나와 그렇게 나이 차는 없는데(김재호가 5살 연하) 마쓰자카 투수는 젊었을 때부터 활약해서 오래전부터 본듯한 느낌이다. 이렇게 직접 던지는 모습을 볼 수 있어 행복했다"라고 말했다.

마쓰자카는 마운드에서 떠나지만 한일야구사에서 빠질 수 없는 살아있는 전설이다. 잊혀질 일은 없을 것이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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