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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핫이슈]29년 전 '국보'-'어린왕자' 매치업 소환된 양현종-소형준 맞대결, 차세대 에이스가 웃었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20-05-29 06:12


28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KBO리그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KT 선발 소형준이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0.05.28/

[수원=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현재와 미래 에이스의 선발 매치업은 결전을 앞두고 최고의 이슈였다. KBO리그 최고의 투수로 평가받는 KIA 타이거즈의 에이스 양현종(32)과 류현진 이후 최고로 주목받고 있는 KT의 '괴물 신인' 소형준(19)의 선발 맞대결에 높은 관심이 쏠렸다.

28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경기를 앞두고 이강철 KT 감독은 "볼만 하겠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29년 전 추억도 소환했다. "마치 선동열-김원형 매치업의 느낌이다. 그 때 '어린 왕자'가 탄생했었지…." 1991년 프로에 데뷔했던 김원형은 그해 8월 14일 광주 해태전 더블헤더 2차전에서 당대 최고의 선동열과 선발 맞대결을 펼쳐 9이닝 2안타 10탈삼진으로 팀의 1대0 완봉승을 이끌었다. 당시 선동열은 완투패를 당했다. 9연속 패전에 허덕이던 고졸신인 김원형은 곱상한 외모 덕에 '어린 왕자'라는 별명을 얻은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 감독은 "(소)형준이는 양현종과의 맞대결에 대한 부담감이 안느껴지더라. 속으로는 긴장할 수도 있겠지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형준이가 양현종의 안정된 경기 운영을 배웠으면 한다"고 전했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도 "나도 흥미롭다. 전날 선발투수였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보였다. 소형준은 세 차례 선발등판해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재미있는 대결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28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KBO리그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4회 5실점을 허용한 KIA 선발 양현종이 4회 투구를 마치며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0.05.28/
뚜껑이 열렸다. 결과적으로 차세대 에이스가 웃었다.

먼저 실점한 건 소형준이었다. 1회 초 무사 1루 상황에서 KIA 외국인 타자 프레스턴 터커에게 초구 142km짜리 직구를 던졌는데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을 얻어맞았다. 반면 1회를 무실점으로 넘긴 양현종은 2회 실점을 했다. 1사 이후 만루 위기 상황에서 오태곤에게 좌중간 담장을 맞는 적시타를 내줬다. 그러나 소형준 앞에서 특급 위기관리 능력을 뽐냈다. 계속된 1사 만루 위기 상황에서 심우준을 삼진으로 돌려 세운 뒤 배정대를 유격수앞 땅볼로 처리해 추가 실점없이 이닝 종료.

현존 최고 투수의 위기 탈출 방법을 본 소형준은 3회 초 야수의 도움을 받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선두 터커가 친 타구를 좌익수 오태곤이 낙구 판단을 잘못해 공이 뒤로 빠지면서 2루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이후 1사 3루서 나지완에게 3루수 키를 살짝 넘는 적시타를 허용해 다시 한 점을 내줬다.

하지만 4회 말 양현종이 한 번에 와르르 무너졌다. 1사후 연속 6안타를 맞고 5실점하고 말았다. 타선의 지원을 받은 소형준은 공격적으로 공을 뿌렸다. 그러나 5회 또 다시 홈런을 허용했다. 2사 2루서 나지완에게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29년 전처럼 결과는 박빙이 아니었다. 두 투수 모두 실점이 많았다. 그러나 소형준은 5이닝 5실점, 양현종은 5이닝 6실점으로 소형준이 첫 맞대결에서 양현종을 상대로 판정승을 거뒀다. '괴물'은 운이 좋았고, '대투수'는 자존심을 구긴 날이었다. 수원=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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