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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두산 베어스에겐 행운이었다. SK 와이번스에겐 지긋지긋한 실책의 악몽이 되살아났다.
이날 SK는 한동민과 김창평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전력 약화가 우려됐지만 실제 경기 양상은 예상을 벗어났다. 초반 두산 선발 크리스 플렉센과 SK 선발 박종훈이 좋은 컨디션으로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늘려가 팽팽한 접전이 펼쳐졌다.
선취점은 두산의 것이었다. 3회말 7번 허경민이 좌중간 3루타를 친 뒤 9번 정상호가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쳐 쉽게 1-0을 만들었다. 허경민의 타구를 직접 잡으려던 좌익수 오준혁의 수비가 아쉬움을 남겼다. 플렉센은 4회초 2사까지 11명의타자를 범타처리하는 등 쾌조의 피칭을 했다.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는 가운데 SK가 5회초 호투하던 플렉센을 상대로 역전에 성공했다. 선두 5번 정진기의 우전안타에 6번 정의윤의 볼넷으로 무사 1,2루를 만든 SK는 7번 최준우의 번트 파울 플라이에 8번 이홍구의 삼진으로 물러나 흐름이 깨지는가 싶었다. SK 염경엽 감독은 9번 정 현을 대신해 대타 남태혁을 냈고 대타 카드는 대 성공을 거뒀다. 남태혁이 좌전안타로 1-1 동점을 만들었고 곧이어 1번 노수광도 좌전안타를 쳐 2-1로 역전한 것.
6회초엔 1사 만루서 7번 최준우가 친 2루수앞 땅볼 때 두산 2루수 오재원이 1루주자 정의윤과 타자 최준우를 동시에 잡으려다 실패하는 사이에 3루주자 최 정이 홈을 밟아 3-1로 앞섰다.
SK 선발 박종훈이 7회까지 1실점으로 완벽하게 막아내며 SK에게 승리가 오는 듯했다.
하지만 팀타율 1위의 두산 방망이는 가만있지 않았다. 8회말 선두 6번 김재호가 볼넷을 얻으면서 새로운 기회가 왔다. SK는 서진용을 올려 리드를 지키려했지만 7번 허경민마저 볼넷을 골라 무사 1,2루. 8번 정수빈의 희생번트 때 SK의 악몽이 재현됐다. 정수빈의 번트 타구를 잡은 포수 이현석이 1루에 악송구하는 바람에 2루주자 허경민이 홈을 밟고 무사 2,3루의 찬스가 이어졌다. 정상호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가 된 상황에서 1번 박건우가 우익수 플라이로 아웃됐지만 2번 페르난데스가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쳐 3-3 동점을 만들었다.
3번 최주환이 깨끗한 우전안타를 쳐 4-3 역전에 성공했다. 두산은 8회에 볼넷 3개와 상대 실책, 희생플라이에 안타 1개만으로 3점을 뽑았다. 4번 김재환은 바뀐 투수 김정빈을 상대로 빗맞혔지만 좌익 선상에 떨어지는 행운의 2루타로 2명의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6-3. 분위기는 완전히 두산으로 기울었다.
SK는 9회초 연속 안타에 폭투로 무사 2,3루의 기회를 만들었지만 김성현의 내야 땅볼로 1점만 얻는데 그쳤다.
두산은 8회초 공 5개로 아웃카운트 1개만 잡은 권 혁이 승리투수가 되며 시즌 첫 승을 챙겼고, 이현승은 9회초에 올라와 경기를 끝내며 시즌 첫 세이브를 거뒀다.
SK는 박종훈이 7이닝 동안 2안타 1볼넷 8탈삼진 2실점(1자책)의 쾌투를 했지만 승리에 이르지 못했다. 다잡은 승리를 볼넷에 실책으로 자멸하며 시즌 15번째 패배를 안았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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