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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LG 카를로스 페게로는 한방이 있었다.
그럼에도 시즌 후 LG는 고민했다. 수비 때문이었다. 페게로의 원래 주 포지션은 외야다. LG는 1루수 외국인 타자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일본에서 뛸 때 1루를 소화했기에 기대를 걸었지만, 전문 1루수로 쓰기에는 수비 실력이 아쉬웠다. 어쩔 수 없이 지명타자로 써야 했다.
외야수 김현수가 1루로 출전하는 경우가 많았다. 제 자리가 아닌 포지션. 타격에도 좋지 못한 영향이 왔다. 지명타자로 출전하는 박용택, 이형종의 활용도도 떨어졌다.
류중일 감독은 라모스를 일찌감치 4번으로 낙점하고 해결사로 기대를 걸고 있다. 호주 1차 캠프에서는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다.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는 실전 경기에 출전해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류 감독은 27일 오키나와 구시가와 구장에서 라모스의 타격 훈련을 유심히 지켜봤다. 아직 평가할 단계는 아니지만 조심스레 "아직은 영입 전 영상 자료에서 본 팔로스로우가 안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단계.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 '페게로와의 차이'에 대해 류 감독은 "라모스를 더 지켜봐야겠지만 페게로가 장타력 하나는 있었다. 다만 1루 수비가 문제였다. 1루 수비가 됐다면 페게로를 썼을 것"이라며 "라모스는 당초 수비를 걱정했는데 생갭다 안정적으로 잘 한다"고 평가했다.
선수를 기용하는 감독에게 중요한 요소는 활용도다. 탁월한 장타력에도 불구, 수비가 안돼 반쪽 짜리 활동도 밖에 없었던 페게로는 '계륵' 같은 존재였다. 일단 라모스는 1루 수비가 된다. 이제 타석에서 류 감독이 기대하고 있는 해결사 역할만 해주면 된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외국인 선수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경청'의 자세가 돼 있기 때문이다. 류 감독은 "코치들의 이야기를 잘 듣고 시도해보려고 애쓴다"며 긍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라모스가 '대망'을 꿈꾸는 2020년 LG 타선의 중심이 될까. 시즌 성패를 좌우할 중요한 변수다.
오키나와(일본)=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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