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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파격적 실험이다.
그 쉽지 않은 선택을 삼성이 했다. 새 외국인 타자 맥 윌리엄슨(29)이 입단했다. 총액 27만5000달러(이적료 5만달러 포함)의 조건에 사인했다고 25일 밝혔다.
후반기 삼성은 덱 맥과이어 등판일을 제외한 경기에 외국인 타자 2명을 가동한다. 부족했던 팀 득점력 향상은 물론 구자욱이 부상으로 빠져있는 코너 외야 수비에도 힘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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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올시즌 종료 후 삼성은 두 타자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다시 투수 2명으로 돌아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두 선수 다 잘하면 고민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러프와 윌리엄슨은 당장 후반기부터 '출전'을 놓고 자존심 싸움을 벌어야 한다. 바로 덱 맥과이어 등판일이다. 외국인 2명 출전 가능 조항에 따라 둘 중 하나는 벤치에 앉아야 한다. 윌리엄슨이 왼손 타자라면 플래툰 시스템이라도 가동할텐데 하필 같은 오른손 타자다. 결국 오로지 실력과 현재 컨디션, 그리고 상대 투수와의 궁합에 따라 선택하는 수 밖에 없다. 당장은 러프가 약했던 상대 선발 투수 등판일에 윌리엄슨이 배치될 확률이 높다. 러프가 만약 벤치에 앉으면 자존심이 무척 상할 수 밖에 없다.
'경쟁 프리'였던 러프에게 윌리엄슨의 등장은 하루 아침에 경기장 환경을 확 바꿔 놓았다. 아무래도 더 열심히 할 공산이 크다.
구단은 퇴출된 저스틴 헤일리 대체 선수로 타자를 선택하면서 여러가지를 고려했다.
우선, 외국인 선수 몸값 상한제 하에서 팀에 반전카드가 될 만한 투수를 구하기 힘들었다. 시장에 남은 투수는 소속 팀 없이 구직활동 중인 서른 중반을 훌쩍 넘은 에릭 해커 같은 선수 뿐이다. 국내 투수와 비교할 때 확실한 경쟁력이 없을 바에야 선발 기회를 젊은 투수에게 주는 편이 낫다는 판단이었다.
득점력이 뚝 떨어진 팀 타선 보강의 필요성도 시급했다. 가뜩이나 주력 외야수 구자욱이 부상으로 이탈해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올시즌 살짝 주춤한 러프의 각성은 기대되는 부수적 효과다.
러프의 전반기는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지난 2년 처럼 삼성 타선의 해결사라 부르기엔 살짝 아쉬운 측면이 있었다. 84경기에서 0.285의 타율에 14홈런, 62타점, 장타율 0.552, 출루율 0.397.
러프는 지난 2년간 매시즌 3할 타율(0.315, 0.330)을 훌쩍 넘겼다. 30홈런(31홈런, 33홈런), 120타점(124타점, 125타점)도 꼬박꼬박 달성했다. 전반기 같은 페이스라면 올시즌 러프의 예상성적은 22홈런, 99타점이다. 공인구 반발력 감소 여파를 감안하더라도 러프 답지 않은 수치다. 그는 늘 찬스에 강한 타자였다. 지난 2년 간 득점권 타율이 0.379, 0.366에 달했다. 하지만 올시즌은 0.293이다.
상대투수를 가리지 않고 잘 쳤던 그는 올시즌 린드블럼 (9타수무안타), 알칸타라(6타수무안타), 루친스키(8타수1안타 1홈런), 브리검(4타수1안타 1타점), 켈리(9타수1안타 1타점) 등 상대 에이스급 외국인 투수들에게 약점을 보였다.
윌리엄슨은 국내야구에 빠르게 적응한다면 러프를 긴장시킬 만한 타자다. 올해 트리플A 25경기에서 타율 0.367, OPS 1.166, 9홈런으로 좋은 성적을 올렸다.
윌리엄슨의 등장이 주춤했던 러프의 해결사 본능을 살려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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