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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승부조작 신고? 지지부진한 경찰 수사 때문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8-10-25 08:15 | 최종수정 2018-10-25 10:00


경기북부지방 경찰청 사이버팀 박민순 팀장이 7일 오전 의정부 경기북부지방경찰청에서 지난 4개월간 펼쳐진 프로야구 승부조작 사건의 종합결과를 발표했다. 경찰 관계자들이 승부조작 수사관련 압수물들을 취재진에 공개하고 있다.
의정부=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6.11.07/

두산 베어스 이영하가 승부 조작 제안을 받고,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경찰에 신고한지 5개월이 지났다. 그후로 왜 아무런 소식이 없을까.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17일 승부 조작 제안을 거절하고, 구단에 즉시 알린 아산 무궁화 이한샘에게 포상금 7000만원을 지급했다. 이한샘은 지난 9월 21일 전직 축구선수로부터 승부 조직과 관련되는 부정 행위를 해달라는 제안을 받고, 단호하게 거절했다. 또 즉시 구단에 이를 알려 제안자가 검거되는데 기여했다.

축구연맹은 상벌규정에 따라 이한샘에게 포상금을 지급했다. 최근 프로스포츠는 음지에서 성행 중인 불법 도박으로 몸살을 앓고있다. 하지만 최초 제안을 받은 선수들의 빠른 제보와 신고만으로도 불법 스포츠도박과 스포츠정신 훼손을 뿌리채 뽑을 수 있는 근거가 된다.

프로야구에는 이보다 몇달 빨리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이영하가 지난 4월 30일과 5월 2일 브로커로부터 두차례 승부 조작과 관련된 제안을 받은 후 거절했고, 곧바로 구단에 이같은 내용을 알렸다.

두산 구단도 빠르게 움직였다. KBO에 보고했고, KBO는 면담을 통해 내용을 파악한 후 관할 경찰서에 신고했다. 이한샘은 신고 후 얼마되지 않아 제안자가 경찰에 잡히고, 연맹으로부터 포상금을 받았는데, 왜 이영하에게는 아무런 포상이 없는지 궁금할 수 있다. 이영하의 자진 신고 이후 KBO 상벌 위원회가 몇차례나 열렸지만, 그때마다 대상이되지 못했다.

그 이유는 경찰 수사가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KBO 차원의 포상을 위해서는 경찰 수사가 먼저 종결돼야 한다. 브로커가 잡혀야 추가 사법 절차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영하에게 승부 조작을 제안하는 전화를 건 브로커는 잡혔다는 소식도 없고, 경찰의 추가 대처도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KBO가 관할 경찰서에 "수사 진척 상황을 계속해서 알려달라"고 했지만, 그후 경찰로부터 한차례 전화가 왔을 뿐이다. 결국 경찰 수사가 답보 상태가 되면서, 사실상 흐지부지 되는 중이다.

프로야구는 이미 몇차례 사건사고들로 승부조작 몸살을 앓았다. 브로커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자진신고로 강경 대응한 선수에게는 칭찬을 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이처럼 종결 없이 희미하게 넘어가면, 모두의 경각심도 함께 허물어질 수 있지 않을까.


미야자키(일본)=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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