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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는 2018년 KBO리그에서 가장 주목받은 팀 중 하나였다. 압도적인 전력으로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두산 베어스, 홈런군단 2위 SK 와이번스 못지 않았다.
이제 어디까지 나아가야 한화의 가을이 풍성했다고 기억될까.
한용덕 한화 감독은 지난 13일밤 불꽃축제를 방불케했던 가을야구 출정식에서 "목표는 언제나 우승"이라고 했다. 프로 스포츠구단 사령탑으로서 너무도 당연한 발언이지만 '우승'은 십수년 동안 한화에서 사라졌었던 단어였다. 한 감독은 지난해 11월 취임식에서 "임기내(3년)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생갭다 도전의 시간은 빨리 왔다.
한화 구단 내부에서는 선수단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눈치가 역력하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이미 목표를 초과달성했다. 이제부터는 보너스다. 우리의 객관적인 전력이 상위팀들과 비교해 앞서는 것도 아니다. 지금까지 120%의 힘을 발휘해 여기까지 왔다. 이번 포스트시즌은 처음부터 끝까지 즐거운 마음으로 지켜볼 것이다. 욕심낸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한화 팬들 역시 가을야구를 만끽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모습이다.
하지만 기회가 매번 오는 것은 아니다. 3위는 5일간의 휴식을 취한다. 준플레이오프를 빨리 뚫어내면 플레이오프서 약진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한용덕 감독은 "앞으로의 여정은 매순간 도전"이라고 했다.
한화의 약진은 감독 혼자 이룬 것은 아니다. 신구조화에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 송은범 이태양 박상원 등 각성한 선수들, 코칭스태프, 프런트의 합심이 만들어낸 결과다. 하지만 한 감독의 리더십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결과다. 송진우 투수코치를 영입해 마운드의 비약적인 변화를 이끌고, 자연스런 리빌딩으로 팀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한화는 9~10월의 위기에도 흔들렸지만 넘어지진 않았다. 한용덕 감독은 올시즌 '히트상품'이 된 불펜야구를 앞세워 가을 파도를 넘겠다는 각오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