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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부활투' KT 고영표 "아쉬움 컸던 시즌이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8-10-10 18:43


◇KT 고영표.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마무리를 잘 해서 아쉬움은 덜한 것 같네요."

10일 부산 사직구장. 사실상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선발승을 따낸 KT 위즈 고영표는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고영표는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2안타 무4사구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고영표는 팀이 5-0으로 앞선 6회말 김태오에게 공을 넘긴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날 KT가 롯데를 10대1로 제압하면서 고영표는 시즌 6승(9패)째를 거뒀다.

고영표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휴식기 전인 지난 8월 13일 2군으로 내려갔다. 당시엔 일정에 맞춘 휴식과 관리의 의미가 컸다. 그러나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마친 지난달 9월 4일에도 고영표는 1군 엔트리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허리 통증이 이유였다. 지난 1일 1군 엔트리에 다시 이름을 올렸고, 이튿날 LG 트윈스전에서 1이닝 동안 1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1주일 동안 휴식을 취한 뒤 다시 마운드에 오른 고영표는 앞선 경기와 달라진 모습을 선보였다. 1회말을 삼자 범퇴 처리한 고영표는 2회 1사후 채태인에게 이날 첫 안타를 허용했으나, 후속 타자들을 잘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 했다. 3회 삼자 범퇴로 다시 이닝을 마친 고영표는 4회 1사후 전준우를 내야 안타로 출루시켰지만, 후속 범타를 유도하면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5회에도 삼진 2개를 포함해 아웃카운트 3개를 잡으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날 고영표의 직구 최고 구속은 139㎞였다. 하지만 뛰어난 제구로 롯데 타자에 맞섰고, 커브와 체인지업을 보태 꾸준하게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도 88%에 달했다. 투구수는 총 65개. 김진욱 KT 감독은 경기후 "당초 고영표가 40~50개만 던질 예정이었는데, 초반에 리드를 잡았고 고영표의 구위도 좋아 좀 더 던지게 했다"고 밝혔다.

고영표는 "오랜만에 선발로 던졌는데 공이 좋아 나도 깜짝 놀랐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는 "처음 2군에 내려갔을 땐 허리 상태 회복에 중점을 뒀는데, 어깨와 팔꿈치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며 "가득염 2군 코치의 도움 덕택에 밸런스를 되찾았다"고 밝혔다. 롯데전 투구를 두고는 "1군에 올라올 때 '1이닝 정도는 괜찮을 것 같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제구도 원하는대로 잘 이뤄졌고 팔 상태도 좋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아시안게임 전까지만 해도 고영표는 선동열호 합류 후보 중 한 명이었다. 사이드암의 특수성 뿐만 아니라 뛰어난 연투 능력 등으로 대표팀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결국 고영표는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고, TV로 대회를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고영표는 "아쉬움이 컸다"며 "대회에 나서 좋은 선수들과 함께 경기를 치르면 실력이 늘어날 것이라 생각했지만 출전하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고영표는 이날까지 총 142이닝을 던졌다. 규정 이닝(144)에 2이닝 만을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이어지는 더블헤더 2차전을 비롯해 3차례 잔여 경기를 남겨둔 KT의 일정상 고영표가 올 시즌 다시 마운드에 오르기는 쉽지 않은 상황. 고영표는 "지난해에 좋은 모습을 보였기에 올해 심적으로 더 힘들었던 것 같다. 이제는 다 지난 일"이라며 "마무리를 잘 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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