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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규현(36)은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 선수 중 가장 많은 비난을 받은 선수다.
9일 부산 사직구장. 9-9 동점이던 연장 10회초 문규현은 가슴철렁한 순간을 맞았다. 선두 타자 박준태의 타구를 놓쳐 출루를 허용한 것. KIA 타선이 박준태를 홈까지 불러들이면서 문규현의 실책이 결승점을 헌납하는 빌미가 될 것처럼 보였다.
10회말 공격에서 다시 10-10 동점을 만든 롯데는 11회말 1사후 대타 한동희의 2루타와 채태인의 자동고의4구로 1사 1, 2루 찬스를 잡았고, 타석에는 문규현이 들어섰다. 앞선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 이날 시즌 8번째 만원관중을 기록한 사직구장에는 "문규현"의 이름이 메아리쳤다.
문규현은 "정말 중요한 경기였다. 힘들게 이긴만큼 더 기쁘다. 팀 승리에 내가 조금이나마 일조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앞선 수비에서 실책을 해 부담이 컸다. 나는 수비형 선수라 수비를 잘해야 하는데 나 때문에 경기가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아찔한 순간을 돌아보기도 했다. 그러면서 "최근 김승관, 정보명 코치 도움으로 타격감이 좋다"며 "시즌 마지막까지 팀에 어떻게든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모든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 팀 분위기가 매우 좋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