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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박한 가능성, 그래도 이정후는 끝까지 도전한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10-09 12:58


2018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1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넥센 이정후가 7회말 1사 3루에서 1타점 역전 적시타를 치고 있다.
고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09.19/

사실상 2018 KBO리그 타격왕 레이스는 거의 끝났다고 봐야할 듯 하다. 한 달 넘게 부상으로 개점휴업하며 3할6푼2리(453타수 164안타)로 고정돼 있는 LG 트윈스 김현수의 아성을 넘기가 어려워졌다. 시즌 막판의 체력저하, 그리고 들쭉날쭉한 추가편성 일정의 영향으로 경쟁자들의 타격감이 떨어지며 격차가 좁혀지지 않는다. 그런 와중에서도 2위인 넥센 히어로즈 이정후는 마지막까지 강력한 도전 의지를 이어가고 있다.

현실적으로 이정후가 남은 2경기에서 김현수를 이길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긴 하다. 9일 현재 타율 3할5푼3리(450타수 159안타)인 이정후가 김현수를 이기려면 7안타 이상을 기록해야 한다. 6타수6안타 이하는 역전불가. 하지만 7안타 이상, 즉 7타수 7안타나 8타수 7안타 또는 9타수 7안타를 치면 뒤집을 수 있다. 숫자로는 쉽게 말할 수 있어도 실전 2경기에서 7개의 안타를 치기란 극히 어렵다.

더구나 이정후는 시즌 막판 불규칙한 경기 일정 탓에 타격감이 썩 좋지 않다.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2할8푼2리(39타수 11안타)를 마크하고 있는데, 본격적으로 추가 편성 일정이 포함된 최근 5경기에서는 타율이 1할5푼8리(19타수 3안타)로 뚝 떨어졌다. 꾸준히 경기를 치르며 타격감을 유지했다면 7안타 가능성을 기대해볼 만 하지만, 현재의 페이스라면 확률이 매우 떨어진다.

그래도 이정후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타이틀에 대한 욕심' 은 아니다. 프로 2년차로서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자세를 잊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정후는 타이틀 자체에 관해서는 큰 욕심이 없다. 이미 2년차 징크스를 훌륭히 깨트리고 팀의 간판 리드오프로서 큰 역할을 해왔던 이정후는 "'타격기계'로 불리는 김현수 선배님과의 경쟁 자체만으로도 영광스럽다"며 순수한 도전자의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도전의식' 자체만으로도 대단히 칭찬받을 만 하다.

승부의 세계에서 늘 '도전자'는 은근한 응원의 감정을 불러일으키기 마련이다.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알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이정후의 대반전에 기대감이 실리는 이유다. 가능성이 완전히 0%가 아니라는 것 때문에 끝까지 팬들의 성원이 이어진다. 이런 대결 구도 역시 시즌 막판 훌륭한 볼거리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이정후는 분명 리그 최고의 교타자로 인정받을 만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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