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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주니치 드래곤즈 투수 이와세 히토키(44)가 일본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1000경기 등판 기록을 세웠다. 오랫동안 주니치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해 온 이와세는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
임창용이 이처럼 긴 세월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은 그가 느끼는 '보람'이다. 임창용은 팔꿈치 수술에서 복귀한 2007년 선발과 중간을 오갔다. 정해진 보직이 없었다는 이야기다. 당시 임창용은 마운드에서 표정이 밝지 않았다고 한다. 그해 임창용 영입에 나선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오쿠무라 마사유키 스카우트는 "그에게 다시 마무리 보직을 주면 살아날 것이다"고 했다.
2008년 일본으로 건너간 임창용은 오쿠무라 스카우트의 예상대로 야쿠르트 마무리 보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5년 간 통산 238경기서 128세이브를 기록했다.
팀 승리를 지켜야 하는 마무리는 보람이 있지만 압박감도 상당하다. 임창용은 메이저리그에서 삼성 라이온즈로 돌아온 2014년 연일 블론세이브를 기록하자 세리자와 유지 배터리코치에게 "현역에서 은퇴하겠다"는 말을 했을 정도다.
임창용은 지난달 29일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무실점 호투로 시즌 5승째를 따냈다. 그날 임창용의 투구를 영상으로 본 세리자와 전 코치는 "테이크백이 짧아졌고 좌타자 바깥쪽으로 던지는 직구 제구력이 아주 좋다. 나이가 들면 마무리보다 선발이 컨디션 조절하기 쉽다"고 말했다. 신중모씨는 "얼굴이 젊어졌다"며 임창용의 투구 모습을 보고 기뻐했다. 임창용은 "3할 타자가 리그에 30명이나 있는데 나는 잘하고 있는 거죠"라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메이저리그 투수 최다 등판 기록은 제시 오로스코가 세운 1252경기다. 임창용이 등판할 때마다 보람을 찾으면서 향후 50세까지 매년 30경기 정도 던지면 오로스코의 기록을 넘길 수 있다. 임창용은 그런 기대감을 주는 투수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