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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무더위에 프로야구 그라운드도 녹아내릴 정도다.
선수들도 지치기는 마찬가지. LG 김현수는 20, 21일 이틀 연속 경기 도중 갑작스러운 컨디션 저하로 교체됐다. 류중일 감독은 "특별히 어디가 아픈 것이 아니라, 갑자기 더워져서 체력이 떨어졌다고 해야 하나. 힘이 갑자기 빠진다고 해서 바꿨다"고 했다. 두산 허경민은 21일 경기 도중 탈수 증세를 보여 교체됐고, 22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22일 경기에 앞서 "너무 더우니 그런 것인데, 물을 많이 먹으라고 했다"며 농담을 한 뒤 "오늘 선발라인업에서는 뺐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한여름 무더위에서 경기를 하는 날이면 팀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경기 전 훈련량을 대폭 축소하는 게 상식이다. 두산과 LG는 21, 22일 이틀 연속 자율 훈련으로 대체했다. 잠실구장 내야 그라운드에는 배팅 케이지 대신 대형 선풍기 두 대가 놓여졌다. 그라운드에 바람을 보내 조금이라도 열기를 식히기 위한 것이었다. 양팀 선수들은 일부만 캐치볼과 가벼운 러닝 정도의 훈련을 진행했다. 타자들은 지하 실내 연습장에서 배팅 훈련을 진행했다.
김 감독은 "많이 친다고 되는 일인가. 그 시간에 상대 투수의 리듬, 타이밍을 연구하는 게 좋지, 오늘 잘 쳤다고 그 폼과 포인트에 집착하면서 휘두르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영상을 보든 자료를 참고하든 한여름에는 '몸보다 머리'로 준비를 하는 게 낫다는 이야기다.
선수들이 한여름에도 이처럼 무섭게 훈련하는 것은 성적이 곧 몸값이라는 인식 때문이기도 하다. 지금은 세밀해진 연봉 고과 기준에 따라 기록 하나하나가 몸값에 반영된다. FA 제도도 있다. 1980~1990년대에는 연봉 인상률에 상한선(25%)이 있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김 감독은 "예전엔 2할6푼을 치나 2할9푼을 치나 연봉 100만원 차이 밖에 안났다. 굳이 연습에 목을 매고 하지 않았던 것 같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성적에 따라서 연봉 수 천만원 차이가 난다. 예전엔 8-0으로 이기고 있으면 주위에서 악착같이 치는 걸 말렸다. 지금은 절대 그러면 안된다"고 설명했다.
사실 메이저리그에서도 훈련량을 줄이는 게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강해지고 있다. 경기 전부터 힘을 뺄 필요가 있겠냐는 것이다. 기상청은 이번 주에도 35도 이상의 찜통 더위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적당량의 휴식과 훈련이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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