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에이스 같았던 5선발 신재영, 투피치로 팀을 살렸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07-21 21:41


kt 위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8 KBO 리그 경기가 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넥센 선발투수 신재영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6.08/

넥센 히어로즈는 전반기를 마칠 때까지만 해도 상위권 반등의 희망에 차 있었다. 그러나 후반기 시작 이후 거짓말처럼 연패의 늪에 빠지며 5위 자리마저 위협받는 처지가 됐다.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시작된 팀의 최대 위기. 5연패를 끊어 줄 구원자가 필요했다.

보통은 에이스가 이런 역할을 해주곤 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5선발 신재영이 이 역할을 했다. 마치 에이스다운 시즌 최고의 호투로 연패 스토퍼로 변신했다. 신재영은 21일 창원 NC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6안타(2홈런) 무볼넷 2탈삼진으로 2실점하며 팀의 6대3 승리를 이끌고 시즌 6승(6패)째를 따냈다. 7이닝은 신재영의 올 시즌 최다이닝 투구다.

초반 출발은 다소 불안했다. 1회말 NC 선두타자 노진혁에게 던진 슬라이더는 완전 실투였다. 공이 스트라이크존 복판으로 몰렸고, 노진혁이 이를 중월 홈런으로 연결했다. 이어 2회말에도 역시 선두타자 박석민에게 슬라이더를 던지다 솔로홈런을 맞았다. 레퍼토리가 직구-슬라이더로 단조로운 신재영의 경우 실투는 이렇게 장타로 연결될 수 있다. 신재영은 "1회 홈런을 맞은 슬라이더는 완전히 실투였다. 2회는 실투는 아니었다. 코스는 제대로 들어갔는데, 공에 힘이 좀 덜 실린 것을 박석민 선배가 잘 치셨다"고 복기했다.

이 두 번의 장면 외에 더 이상의 실점은 없었다. 운도 따랐다. 1회말 노진혁의 홈런 이후 이상호를 2루수 뜬공으로 잡은 뒤 나성범에게 중월 2루타를 맞았다. 홈런성 타구였는데, 펜스에 맞고 떨어졌다. 홈런인 줄 알고 천천히 뛰던 나성범은 타구가 그라운드 안에 떨어지자 뒤늦게 가속을 하며 2루에 슬라이딩을 했다.

그러나 뒤늦은 가속 탓에 베이스를 지나쳤고, 결국 협살에 걸려 아웃되고 말았다. 여기서 안정을 찾은 신재영은 스크럭스를 초구에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2회말에는 박석민 홈런 이후 권희동 김성욱의 잘 맞은 타구가 모두 라인드라이브성으로 유격수와 좌익수에게 잡혔다.

3회부터는 안정감을 이어갔다. 3회말 선두타자 김형준의 안타 이후 노진혁을 투수 앞 병살타로 처리한 뒤 이상호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았다. 이후 4회부터 6회까지 연속으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어냈다. 7회에는 1사후 스크럭스에게 중전 안타, 박석민에게 좌전 안타를 연달아 맞았다. 또 다른 위기가 찾아왔다. 급히 마운드에 올라간 브랜든 나이트 투수코치와 이야기를 나눈 신재영은 계속 마운드를 지켰다. 그리고 결국 권희동을 3루수 앞 병살타로 처리하며 실점 위기를 넘겼다.

이날 신재영은 특유의 패스트볼(52개)-슬라이더(39개) 조합으로 NC 타선을 상대했다. 초반 2개의 홈런은 모두 제구가 잘 안된 슬라이더를 던지다 맞았는데, 이후 제구력이 안정되면서 투 피치의 위력이 살아났다. 여기에 5개 섞어 던진 싱커가 좋은 양념이 됐다. 7회말 권희동에게 병살타를 유도한 구종이 바로 싱커였다.

이날 시즌 최고의 호투로 팀에 승리를 안긴 신재영은 "경기 전부터 열심히만 던지자고 생각했다. 경기 전날에도 방에서 포수 김재현과 오늘 경기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더운 날씨라 야수들을 위해 템포를 빨리 가져갔고, 공격적으로 피칭했다"고 승리 비결을 밝혔다. 이어 "홈런 2개는 아쉽지만 빨리 잊었다. 장타 이후 상대가 슬라이더를 노리는 거 같으니 직구 위주로 승부하자는 김재현 포수의 말이 큰 도움이 됐다"며 포수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창원=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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