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구현장에서 취재를 하다 보면 선수들의 장비를 직접 볼 기회가 많다. 그러다 궁금한 점이 생기면 선수들에게 물어보기도 하면서 이 칼럼을 통해 선수마다 다른 배트 길이, 무게에 대해 소개했다. 또 수비 위치나 선수 성향에 따라 달라지는 글러브의 착용 방법을 다룬 적도 있다.
보통 일본 기업이 해외에 진출하게 되면 수익성을 고려해 대량 생산을 하는데, 도코마의 경우는 다르다. 사사키씨는 "우리는 주로 주문제작으로 글러브를 만들고 있고, 제품은 전부 수제로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가 만들 수 있는 글러브는 하루에 최대 5개 뿐입니다."
요즘 글러브는 가볍고 부드러운 스타일이 유행하고 있는데, 도코마 글러브는 정반대로 딱딱하다. 더그아웃에 놓여 있는 선수들의 글러브를 봐도 도코마 글러브는 손에 착용하고 있을 때와 똑같은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사사키씨는 "보통 프로선수가 자기 회사 글러브를 사용해 줄 경우 정식으로 스폰서 계약을 체결하는데, 우리는 큰 회사가 아니라 그렇게는 못한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우리 제품을 써 주는 선수가 있다는 것에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東駒' 상표를 단 글러브는 한국에서 사회인 야구를 즐기는 동호인들에게 익숙하다. 그런데 대다수 한국인은 이 글자를 '도쿠마'라고 읽는다. 프로 선수도 마찬가지다. 이런 사실을 사사키씨에게 알려주니 "처음 듣는 이야기다. 왜 그렇게 부르는 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유명 스포츠 브랜드와 스폰서 계약을 맺기 전인 작년까지 도코마 글러브를 썼던 지방구단의 한 내야수는 "글러브가 손에 잘 맞고 오래 쓸 수 있어 애착이 컸다"고 말했다. 일본의 작은 공장에서 장인들이 수작업으로 하나씩 정성껏 만든 글러브는 비록 이름이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았어도, 한국에서 사랑을 받고 있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