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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 54위 강민호, 도대체 왜 이러나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8-07-03 11:48


삼성 강민호.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삼성 라이온즈 최충연 강민호 배터리가 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8회말을 마친 뒤 더그아웃으로 돌아오고 있다.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2018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4회초 2사 2루 삼성 강민호가 삼진을 당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5.10/

지난해 11월 말 삼성 라이온즈가 FA(자유계약선수) 포수 강민호(33)를 영입했을 때, 김한수 감독은 "팀 분위기 상승"을 얘기했다. 주축 선수 다수가 떠나고, 특별한 보강없이 2년 연속 9위에 그친 팀에, 전력 이상의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김 감독뿐만 아니라, 다들 강민호 영입 효과에 설레였다 성적을 넘어 육성, 가성비를 강조하던 삼성이 강민호에게 4년간 총액 80억원(구단 발표 기준)을 투자했다. 변화의 메시지로 읽힐만도 했다. 자생력 강화를 위한 합리적인 선택은 존중받아야겠지만, 어디까지나 성적이 일정 수준 유지해줄 때 가능한 일이다. 김 감독은 당시 "우리 선수들에게 앞으로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줬다"고 했다.

그런데, 삼성은 강민호 영입 효과를 보고 있을까. 페넌트레이스 일정의 57%를 소화한 시점에서, 흔쾌히 "그렇다"고 말하긴 어렵다. 특히 공격면에서 아쉬움이 크다.

강민호는 2일 현재 팀이 치른 82경기 중 73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5푼7리(241타수 62안타), 14홈런, 46타점을 기록했다. 4번 타자 다린 러프(19개)에 이어 팀 내 홈런 2위이고, 타점은 러프(73개) 이원석(51개) 김헌곤(47개) 다음이다. 또 안타수는 팀 내 7위다. 홈런을 빼곤 주축 타자로서 기대를 밑도는 성적이다. 강민호는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58명 중 타격 54위에 처져있다. 무엇보다 아쉬운 건 찬스에서 나오는 무기력한 모습이다. 득점권에 주자를 두고 74타수 15안타, 2할3리를 기록했다. 벤치의 한숨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수비 지표도 안 좋다. 실책 7개로 전체 포수 최다이고, 도루 저지율은 지난해 3할4리에서 2할5푼대로 떨어졌다. 최근에는 부진이 이어져 자주 스타팅 라인업에서 제외되고 있다. 포수 포지션의 특성상 체력 소모가 많아 관리가 필요하지만, 컨디션 난조로 빠지는 경기가 늘었다.

공교롭게도 FA 첫 해 극심한 부진이라 더 눈에 띈다. 2013년 시즌이 끝나고 첫 FA가 된 강민호는 롯데 자이언츠와 4년 계약했다. 강민호는 FA 첫 해인 2014년, 풀타임 포수로 자리잡은 이후 사실상 최악의 부진을 보였다. 그해 98경기에 나가 타율 2할2푼9리-71안타-16홈런-40타점을 기록했
2018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삼성이 9-4의 승리를 거뒀다. 백정현 투수와 강민호 포수가 승리를 만끽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5.08/
다. FA를 앞두고 성적 지표를 끌어올리기 위해 무리를 하게 되는데, 계약 첫 해에 후유증이 나타나 부진에 빠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피로 누적에 따른 컨디션 저하, 잔부상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FA 대형 계약에는 반드시 책임과 의무, 부담이 따른다. 구단과 팀 동료, 팬들의 기대치가 높을수록 중압감은 가중된다. FA 이적 첫 해 강민호 또한 예외일 수 없다.

현장 경험이 풍부한 한 야구인은 "강민호 몸상태는 구단 스태프가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강민호 입장에선 이적 첫 해다보니 몸이 안 좋아도 쉽게 애기를 꺼내기 어려울 수도 있다. 지금 가장 답답한 건 선수 자신일 것이다"고 했다. 1985년 생인 강민호는 올해 우리 나이로 34세다. 포수로서 점차 하락세로 접어드는 시기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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