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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열린 2019년 KBO리그 신인 1차 지명 행사에서, 미래의 스타가 될 10명의 선수들만큼 이슈가 된 게 있다. 1차 지명에 대한 구단들의 불만이다.
나머지 5개 구단은 다른 상황에 놓여있다. 신생팀 KT 위즈의 연고 지역에는 수원 유신고를 제외하면 다수가 신생 학교다. NC 다이노스와 SK 와이번스 연고 지역에선 어린 유망주들이 타 지역으로 전학을 가는 경우가 많다. 역사가 오래된 삼성 라이온즈, 한화 이글스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경북고, 천안북일고 등 전통의 야구명문 학교가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인재들의 수도권 유출 등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이번 회의에서 이들 구단들이 목소리를 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각 구단의 입장이 달라 어느 한쪽 의견이 100% 맞다고 손을 들어주기는 어렵다. 하지만 현 상황에선 불공평한 부분이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현 1차 지명 제도 유지를 놓고, 찬성과 반대 구단이 5대5로 나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학교수, 선수 인원만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요인이 있다. 질적인 차이다. 신생팀은 실력이 뛰어난 선수를 유입하기 어려운 조건이다.
현 1차 지명은 연고 지역과의 밀착, 프랜차이즈 스타에 무게를 둔 규정이다. 그런데 현재 1차 지명 연고 학교를 보면, 지역과 상관 없는 학교들이 끼워맞추기 식으로 분배된 곳이 많다. 제주고가 서울권에 포함됐고, 강원 지역 고교는 한화와 삼성이 나눠갖고 있다. 경기 지역 고교도 SK와 KT가 분배하고 있는데, 특히 KT쪽 학교 중에 신생팀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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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보니, 학교, 선수가 많다고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1차 지명 선수간에 실력 편차가 크다. 이번 1차 지명 선수 중에는 실력으로는 1차 지명감이 아닌데도, 해당 지역에 뛰어난 선수가 없어 지명된 경우가 있다.
프로 구단의 연고 지역 투자에 대한 우려도 있다. 2010년부터 3년간 전면 드래프트를 실시했을 때, 지역 아마 야구에 프로 구단들의 지원이 대폭 줄었다는 불만이 있었다. 사실 지금도 구단별로 지원에 차이가 있다. 몇몇 구단은 지역 밀착 차원에서 매년 초중고 대회를 열고, 수억원을 들여 야구용품을 지원한다. 반면, KBOP 분배금 중 10%를 유소년 발전 기금으로 사용해야 하는 규정에 따라, 보여주여주기식으로 투자하는 구단도 있다.
만약 전면 드래프트를 다시 실시한다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이 부분에 대한 규정을 명확하게 정비해야 한다.
또 하나 우려되는 것은 메이저리그 구단의 접근이다. 보통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해외 대형 유망주를 고교 1,2학년 무렵부터 지켜보다 고교 3학년 초반에 계약을 하기 위해 나선다. 이 시기가 보통 5~6월이다. 1차 지명이 2차 지명보다 2개월여 앞서 열리는 이유다. 그렇다고 신인 드래프트 자체 일정을 모두 앞당겨 진행하기도 어렵다. 고교나 대학에서 "지명을 받은 학생들이 수업이나 훈련, 대회에 집중을 하지 않는다"는 얘기가 나올 수 있다.
10개 구단 단장들은 오는 8월 신인 지명에 관한 논의를 다시 하기로 했다.
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10개 구단 연고지 내 고교 현황
구단=연고 지역=고교수=학생수
넥센·두산·LG=서울(16) 제주(1)=17개=732명
한화=대전(2) 충청(5) 강원(2)=9개=297명
롯데=부산(6)=6개=227명
삼성=대구(3) 경북(5) 강원(2)=10개=350명
NC=경남(5) 전북(2)=7개=252명
SK=인천(3) 경기(5)=8개=320명
KIA=광주(3) 전남(2) 전북(2)=7개=220명
KT=경기(10)=10개=340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