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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덕 한화 감독은 최근 "이제는 차-포 떼고 경기한다"고 했다. 6월 들어 주전들의 부상이 이어지고 있다. 김태균(종아리 근육) 정근우(치골 내측근육) 양성우(옆구리 근육)가 큰 부상으로 쓰러졌다. 김태균과 양성우는 후반기에나 돌아온다. 리그 흐름을 거스르는 유별한 투고타저를 겪고있는 한화. 야수쪽 출혈은 더욱 뼈아프다. 여기에 최진행 하주석 최재훈마저 극도의 타격슬럼프를 겪고 있다.
리그 1위를 질주중인 불펜진과 마무리 정우람은 이미 자랑할 수준이 됐다. 한화가 상위권을 유지하는 원동력이다. 저득점 야구지만, 극도의 저실점, 특히 승부처에서 상대 방망이를 '질식시키는' 마운드 힘이 존재한다. 방망이는 쳐줄 선수들이 태부족임에도 '갑자기 툭 튀어나와' 활약해주는 선수가 있다. 하위타선은 거의 존재이유를 잃고 있지만 어떻게든 필요득점을 뽑는다. 이성열 제라드 호잉 송광민 백창수 강경학 등 매경기 히어로가 바뀐다.
한화는 11일 주장 최진행을 2군으로 내려보냈다. 올시즌 타율 1할8푼7리로 부진한 최진행은 선구안이 헝클어진 모습이다. 그렇다고 2군에서 불러올릴 야수가 많은 것도 아니다. 한용덕 감독은 "야수의 경우 2군에 특별한 선수가 있는 것은 아니다. 오선진 등 기존 선수들만 있다. 2군행이 교체 의미도 있지만 치유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하주석과 최재훈은 수비에서의 활약이 커 일단 안고 가기로 했다.
야수도 마찬가지. 지난 8일 3안타(홈런 1개, 2루타 1개), 10일 4안타(홈런 1개, 2루타 1개)를 친 강경학 외에 백창수 김민하 등이 타선에 도움을 주고 있다.
한화내부에는 자신감 외에 긴장감이 형성돼 있다. 옆자리 동료의 활약에 자극받는 팀내경쟁, 긴장감이다. 이미 김태균은 부동의 이글스 4번 자리를 호잉에게 내줬다. 주전 유격수 하주석은 강경학에게 도전받는 입장이 됐다. 주전 포수 최재훈은 점점 치고 올라오는 지성준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18세 정은원은 2루를 지키고 있다. 2루 수비경쟁력에서 밀린 정근우는 한때 외야수비 연습까지 했다.
마운드 사정은 천지개벽 수준이다. 김민우의 성장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불펜진은 박상원(24) 서 균(26) 이태양(28) 장민재(28) 등 20대 선수들이 주축이 됐다. 한화 불펜진을 대표했던 권 혁 송창식 박정진 심수창은 전부 2군에 있다. 건강한 긴장감이 전력 공백을 최소화하고 있는 한화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