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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덕아웃 통로벽에 붙여놓은 종이의 정체는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8-04-18 23:05 | 최종수정 2018-04-18 23:21


LG 트윈스가 사인 훔치기 논란에 휩싸였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LG 트윈스가 상대의 사인을 보고 도루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을 적은 종이를 경기 중 붙여 놓아 논란에 휩싸였다.

LG는 1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덕아웃에 들어가는 통로에 상대 투·포수의 사인에 따른 코스와 구종을 판단하는 기준을 적은 종이를 붙여놓았다. 붙여놓은 곳은 선수들이 라커룸과 덕아웃을 오가는 통로 벽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야 볼 수 있는 장소로 엄격히 말하면 덕아웃은 아니다.

종이에는 '우타자 기준 몸쪽:검지 왼쪽 터치, 바깥쪽:검지 오른쪽 터치. 커브:검지 중지, 슬라이더:검지 중지 새끼, 체인포크:검지 중지 약지 새끼'라고 적혀 있었다. 즉 주자가 상대 포수의 사인을 보고 코스와 구종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공개적으로 붙여 놓은 것이다. 보통 경기중 선수들끼리, 또는 선수와 코치들 간에 말로 할 수 있는 것을 종이에 적은 것이다.

양상문 LG 단장은 경기 후 "나도 보도가 나와서 알게 됐다. 참으로 면목 없는 상황"이라며 "우리 선수들이 도루 능력이 떨어지니까 전력분석팀에서 나름대로 자료를 만들어 도움을 주려고 한 것 같다. 1루 주자가 나가면 보통 상대 포수 사인을 보고 변화구 타이밍을 판단하고 도루를 할지 말지를 결정하는데, 이렇게 공개적으로 붙여놓은 건 황당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양 단장은 "감독은 인지하지 못했고, 경기가 끝난 뒤 들었다고 한다. 전력분석팀에서 오버를 한 것이다. 전력분석팀에서 정보 전달하는 내용 속에 주자의 도루시 도움이 되기 위해 관련 내용이 있었던 건데 분명히 잘못된 것이었다. 향후 절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KBO 정금조 사무차장보는 "섣불리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내일 LG의 설명과 경기 감독관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들어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광주=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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