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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8일은 당분간 한동희(19)의 머릿속에 두고두고 남는 날일 것이다.
대선배들과 함께 뛰는 1군 무대에서도 주눅들지 않는다. 한동희는 개막 이후 4경기 모두 선발 출전해 꼬박꼬박 안타 하나씩을 기록했다. 한동희는 "긴장은 되지만, 긴장을 하면 안될 것 같아 즐기려고 한다. 많은 분들이 기대를 해주시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며 담담하게 신인만 누릴 수 있는 신선함을 누렸다.
하지만 2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아쉬운 수비 실책을 2개나 하고 말았다. 두번 모두 오재일의 타구가 말썽이었다.
더 아찔한 장면은 8회말이었다. 롯데가 4-3으로 1점 앞선 상황. 선두타자 오재일의 뜬공이 3루수 한동희 방면으로 향했다. 평범한 뜬공처럼 보였지만, 공은 한동희의 뒤쪽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결국 이 실책으로 선두타자가 살아나갔고, 기세를 탄 두산은 8회에만 3점을 내는 역전극을 펼쳤다.
잔인하게도 이날 경기의 마지막 타자가 한동희였다. 롯데가 8회에 역전을 허용하고, 패색이 짙은 가운데 9회초 마지막 공격에 들어갔다. 손아섭의 2루타와 이대호의 땅볼로 1점을 만회했고, 채태인까지 볼넷으로 걸어나가 2사 1루의 찬스가 한동희를 향했다.
한동희는 두산 김강률을 상대했다. 1구 헛스윙. 2구 헛스윙. 스윙에 힘이 잔뜩 들어가있었다. 분명 어린 선수가 감당하기에는 지나치게 큰 압박감이 실려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3구째 바라보며 스탠딩 삼진. 그렇게 롯데의 패배가 확정됐다.
한동희는 분명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 신인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신인들이 입단 초반에는 누구나 실수, 실책을 한다. 28일은 그에게 악몽같은 밤이었지만, 이런 경험들을 양분으로 삼아 성장해야 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