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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실책, 3구 삼진…롯데 한동희, 아프게 느낀 프로의 맛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8-03-29 06:35


2018 KBO리그 롯데와 두산과의 경기가 2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8회말 두산 오재일의 플라이를 롯데 한동희가 놓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8.03.28.

3월 28일은 당분간 한동희(19)의 머릿속에 두고두고 남는 날일 것이다.

롯데 자이언츠의 '루키' 한동희는 시즌 초반부터 또렷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경남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롯데의 1차 지명을 받아 입단한 그는 올해 개막 엔트리에 포함된 5명의 신인 선수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확실한 3루수가 필요한 롯데는 초반부터 한동희에게 기회를 주고 있다. 확실히 타격만큼은 타고 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교 재학 시절부터 '리틀 이대호'라 불릴 만큼 타고난 신체 조건과 타격 센스를 갖췄다.

대선배들과 함께 뛰는 1군 무대에서도 주눅들지 않는다. 한동희는 개막 이후 4경기 모두 선발 출전해 꼬박꼬박 안타 하나씩을 기록했다. 한동희는 "긴장은 되지만, 긴장을 하면 안될 것 같아 즐기려고 한다. 많은 분들이 기대를 해주시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며 담담하게 신인만 누릴 수 있는 신선함을 누렸다.

하지만 2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아쉬운 수비 실책을 2개나 하고 말았다. 두번 모두 오재일의 타구가 말썽이었다.

3회말 2아웃 주자 없는 가운데 오재일의 땅볼 타구를 잡기 위해 글러브를 댔지만 공이 그 밑으로 지나가는 실책이 나왔다. 다행히 다음 타자 지미 파레디스가 유격수 땅볼로 아웃되면서 실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두산의 분위기를 살려줄 수도 있는 실수였다.

더 아찔한 장면은 8회말이었다. 롯데가 4-3으로 1점 앞선 상황. 선두타자 오재일의 뜬공이 3루수 한동희 방면으로 향했다. 평범한 뜬공처럼 보였지만, 공은 한동희의 뒤쪽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결국 이 실책으로 선두타자가 살아나갔고, 기세를 탄 두산은 8회에만 3점을 내는 역전극을 펼쳤다.

잔인하게도 이날 경기의 마지막 타자가 한동희였다. 롯데가 8회에 역전을 허용하고, 패색이 짙은 가운데 9회초 마지막 공격에 들어갔다. 손아섭의 2루타와 이대호의 땅볼로 1점을 만회했고, 채태인까지 볼넷으로 걸어나가 2사 1루의 찬스가 한동희를 향했다.


한동희는 두산 김강률을 상대했다. 1구 헛스윙. 2구 헛스윙. 스윙에 힘이 잔뜩 들어가있었다. 분명 어린 선수가 감당하기에는 지나치게 큰 압박감이 실려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3구째 바라보며 스탠딩 삼진. 그렇게 롯데의 패배가 확정됐다.

한동희는 분명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 신인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신인들이 입단 초반에는 누구나 실수, 실책을 한다. 28일은 그에게 악몽같은 밤이었지만, 이런 경험들을 양분으로 삼아 성장해야 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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