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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선택이 승패를 가른다. 그래서 야구가 너무 어렵다.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롯데는 개막 3연패를 당하고 있었다.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1사 2, 3루 위기서 김재호를 내야 플라이로 잘 잡아냈다. 그리고 타석에는 1번 허경민. 마지막 고비였다. 하지만 박진형은 허경민에게 싹쓸이 3루타를 맞았다. 그렇게 롯데는 4연패에 빠졌다.
허경민의 타구는 큰 타구가 아니었다. 정상 수비라면 중견수 플라이였다. 그런데 롯데 중견수 민병헌이 극단적인 전진 수비를 하고 있었다. 중견수 플라이가 될 타구가 민병헌의 키를 넘어 3루타가 됐다.
2사였다. 아웃카운트 1개만 잡으면 9회 손승락을 투입해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 아무래도 정상 수비를 펼쳐야 동서남북 여기저기로 커버할 수 있는 범위가 늘어나는데, 롯데의 선택은 전진 수비였다.
조원우 감독, 김민재 수비코치는 정말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허경민은 장타자가 아니다. 맞아도 단타라는 생각이 강했을 것이다. 만약, 안타를 맞으면 3루 동점주자 득점은 허용해도 2루주자 득점은 막겠다는 계산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 허경민이 제법 큰 타구를 날려버리니 참혹한 결과를 맞이하고 말았다.
왜 2사 상황서 그런 극단적인 전진 수비를 했는 지 단순하게 생각하면 이해가 안간다. 하지만 연패에 빠진, 꼭 이겨야 되는 팀 상황을 생각하면 어떻게든 역전까지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절박함이 그 전진 수비에 숨어 있었다. 만약, 허경민이 땅볼 안타를 쳐 1실점으로 막고 다음 타자를 잡아 동점으로 9회를 맞이했다면 롯데의 이런 선택은 칭찬을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야구는 늘 결과론적인 얘기를 해야한다. 그런 면에서 롯데의 선택은 좋지 않은 결말로 끝났다. 다만, 투수가 열심히 던지고 있는데 2사 상황 수비를 당기면 그 투수는 '내가 안타를 맞을 것 같나'라고 생각하며 불안해지고 힘이 빠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음 남는다. 우리 선수가 막을 수 있다는 믿음, 연패에 빠진 상황이 아니었다면 더 강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