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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에서 승리나 패배의 책임을 한 선수에게만 묻기는 힘들다. 투수는 투수대로, 야수는 야수대로 제 몫을 해줘야 승리를 얻을 수 있는 것이 야구다.
하지만 지난 27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에서는 한 선수의 뼈아픈 실수가 승패를 갈랐다고 판단해도 어쩔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1사 1,3루에서 정범모에게 희생 플라이를 허용하면서 실점을 할 때까지는 괜찮았다. 하지만 후속타자 박민우가 우전 안타를 때리고 노진혁도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만루 위기를 맞았다.
한화 선발 윤규진은 나성범에게 평범한 1루 뜬공을 유도하며 더이상의 실점없이 이닝을 마치는 것처럼 보였다. 외야수들도 더그아웃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1루수 김태균이 공을 오래보는가 싶더니 낙하 지점을 잘 못 잡고 공을 놓치고 말았다. 2사 상황이라 주자들이 모두 홈을 향해 뛰어왔기 때문에 김태균의 이 실책은 '싹쓸이 실책'이 되고 말았다. 방송 중계진들은 "강한 바람이 불었다" "시간대가 공을 구별하기 힘든 시간대다"라며 감싸기 바빴지만 프로선수라면 해서는 안될 '본헤드 플레이'였다.
한 네티즌은 이같은 김태균의 플레이에 대해 "방망이도 안 들고 만루에서 3타점을 기록한 선수가 나타났다"는 조롱섞인 평을 하기도 했다.
김태균은 최근 몇년간 가끔 어처구니 없는 수비로 패배의 빌미를 제공하곤 했다. 이날 플레이는 그 중 단연 최악이었다.
최근 1루수로 뛰기보다는 지명타자로 타격에 집중하기를 선수 본인이 원한다는 것은 많이 알려졌다. 때문에 개막 2연전에서는 송광민이 1루수를 맡았다. 이날은 허리부상에서 돌아온 최진행이 지명타자를 맡으며 김태균이 1루를 맡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본인이 원하지 않았더라도 팀 사정상 1루수를 맡았다면 그에 걸맞는 플레이를 해줘야 하는 것이 10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는 프로 선수의 책임이다.
이래저래 한동안 한용덕 감독의 걱정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김태균을 대신해 1루를 맡을 선수가 아직은 송광민 뿐이기 때문이다. 한 감독으로서는 첫 시즌에 시작부터 걱정거리를 안게된 셈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