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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난조에도 무너지지 않았다. 가장 유희관다웠던 시즌 첫 등판이었다.
약 2주만에 실전 경기에 등판한 유희관은 롯데 타선을 만나 초반 고전했다. 지난 시즌 롯데를 상대로 한 4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2.52를 거둘 정도로 상대 전적에서는 강했지만, 이날은 초반부터 롯데 타자들의 장타에 맥을 못췄다.
1회초 전준우-손아섭 '테이블 세터'에게 2연속 2루타를 허용하며 너무 쉽게 선취점을 내줬고, 신인 한동희에게도 적시타를 맞았다. 유희관은 1회에만 8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안타 4개를 맞아 2실점했다.
그러나 유희관은 무너지지 않았다. 두산 벤치도 투수 교체를 서두르지 않고 지켜봤다. 그리고 3회초 1사 2,3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낸 유희관은 점차 제 페이스를 찾았다.
4회 무사 1루에서 병살로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고, 이후 6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깔끔한 투구를 이어갔다. 5회까지 공을 77개밖에 안던졌을 정도로 오히려 투구 관리는 롯데 선발 김원중보다 유희관이 더 좋았다. 유희관은 6이닝 9안타 6탈삼진 2볼넷 4실점을 기록하고 물러났다.
사실 이날은 여러모로 두산쪽에 운이 따르지 않았다. 3회에 터진 김재환의 투런 홈런 이후로는 집중타가 나오지 않았고, 잘맞은 타구가 상대 야수 호수비에 걸리는 등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 하지만 동료들이 유희관을 패전 위기에서 살렸다. 8회말 끈질긴 역전극을 펼치면서 기어이 5대6 승리를 따낸 것이다. 두산은 승리도 챙기고, 유희관의 6이닝 버티기로 불펜 출혈까지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위닝시리즈'를 확보하게 됐다.
잠실=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