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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치는 과정도 센스가 있더라."
이유가 있었다. 강백호는 6일(이하 한국시각) 훈련 도중 발목을 살짝 다쳤다. kt는 7일 훈련 후 8일이 휴식일이었는데, 김진욱 감독은 혹시라도 부상이 커질까 7일 휴식을 지시했다. 다행히 부상이 경미해 이틀을 쉬면 충분히 나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런데 실전도 아닌 훈련 중 어쩌다 발목을 다쳤을까. 김 감독은 "외야 수비 훈련을 하는 도중, 머리 위로 날아가는 타구가 나왔다. 열심히 쫓아가더니 껑충 뛰어 공을 잡았다. 그런데 착지 과정 발이 잔디와 워닝트랙 경계로 떨어졌다. 미국 구장들은 잔디가 길어 땅과 높이 차이가 크다. 거기서 발목이 순간 꺾였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이어 "둔한 선수면 점프해서 내려오는 힘을 이기지 못하고 발목이 완전히 돌아가버렸을 것이다. 그런데 백호는 발목이 꺾이려 하자 순간적으로 다른 발을 땅에 딛어 꺾이는 순간 충격을 최소화시키더라. 선수가 다치는 장면을 보는 건 안타까운 일인데, 그 순간 대단한 운동 신경을 갖고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아직 스프링캠프지만 강백호에 대한 기대가 무르익고 있다. 김 감독은 "배팅의 수준이 다르다"고 했다. "같은 또래 선수들과 비교해 그런 것인가"라고 묻자 "선배들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 기술을 갖고 있다"고 했다. 김 감독은 "코치들 얘기를 들어보니 힘은 당대 최고 신인들이라던 박병호(넥센 히어로즈) 정의윤(SK 와이번스)과 비교해 더 좋은 것 같고, 밀어치고 당겨칠 줄 아는 손목 기술도 타고났다. 타격 자세에서는 힘을 빼고 설렁설렁 서있는 것 같은데, 공을 때리는 순간 힘을 모으는 동작이 월등히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타격 자질이야 워낙 뛰어나다고 많은 얘기가 나왔었지만, 주포지션이 될 좌익수 수비에는 의문 부호가 붙고 있다. 강백호는 고교 시절 주로 포수로 뛰었고, 투수로 많은 공을 던지기도 했다. 김 감독은 이에 대해 "매일 아침 얼리 워크에 참여해 수비 훈련을 한다. 타자들은 돌아가며 일찍 나와 방망이를 치면, 강백호는 누가 치든 계속 외야에서 공을 받는 것"이라고 말하며 "프로 선수들 타구는 원래 이렇게 빨랐느냐고 천진난만하게 얘기하기도 하는데, 점점 늘어가는 수비 실력을 보면 기특하다. 확실히 야구에 대한 센스가 있다"고 밝혔다.
투손(미국 애리조나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