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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925만달러' 오승환, 피하지 못한 2017시즌 부진 여파

선수민 기자

기사입력 2018-02-07 10:40


WBC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오승환. 스포츠조선DB.

'파이널 보스' 오승환(36)이 드디어 행선지를 찾았다. 하지만 계약 최대 금액만 놓고 보면, 메이저리그 진출 첫해와는 상황이 다르다.

미국 현지 매체들은 7일(이하 한국시각) '오승환이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했다'고 전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FA 신분이 된 오승환은 메이저리그에서 두 번째 유니폼을 입게 됐다. 신체 검사만 남겨 놓고 있으며, 계약 규모는 1+1년 최대 925만달러다. 첫해 연봉은 275만달러. 2년차에는 구단 옵션이 존재한다. 옵션을 실행하면 2년차에 450만달러를 받을 수 있다. 여기에 매 년 최대 100만달러의 옵션이 포함돼 있다. 즉, 2년을 뛰면서 옵션을 모두 채우면, 총 925만달러를 받을 수 있다. 반면, 구단이 2년차에 옵션을 실행하지 않을 경우, 오승환은 25만달러를 받고 팀을 떠나게 된다.

오승환은 2016년 1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당시 계약 규모는 1+1년 최대 1100만달러였다. 그리고 오승환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시즌 중반, 부진했던 트레버 로젠탈을 대신해 마무리 투수 자리를 꿰차기도 했다. 첫해 76경기에서 6승3패,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92를 기록했다.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자, 미국 현지에서 FA 자격을 취득한 후 대박 계약이 가능하다는 예상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지난 시즌 성적이 아쉬웠다. 오승환은 62경기에서 1승6패, 20세이브, 평균자책점 4.10을 마크했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떨어지지 않았지만, 슬라이더의 위력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2016년 슬라이더 피안타율은 1할6푼7리에 불과했는데, 2017년 2할9푼5리로 크게 상승했다. 전 시즌 많은 이닝을 투구한 여파가 있는 듯 했다.

결국, 세인트루이스는 오승환과 재계약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FA 시장에서 불펜 투수들의 가치가 상승하면서, 오승환 영입을 추진하는 팀들이 나왔다. 장고 끝에 최종 행서지는 텍사스. 연봉 자체는 세인트루이스 시절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최대 금액에서 175만달러 정도의 차이가 난다. 'FA 대박'과는 거리가 있다. 주춤했던 지난해 성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오승환은 30대 후반에 접어든 베테랑이다. 구위로 승부하는 투수인 만큼, 매 시즌 상태를 체크해야 한다. 따라서 장기 계약보다는 1+1년의 계약으로 마무리됐다.

이제 실력으로 보여주는 길 뿐이다. 게다가 텍사스에서도 마무리 투수 경쟁을 펼쳐야 한다. 또 새로운 도전이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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