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짜 미아가 될까.
협상이라도 해볼 수 있다면 그걸로 다행이다. 최준석 사례를 보면 말이다.
사실 최준석이 미아가 될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2015년의 타율 3할6리-31홈런-108타점, 커리어하이 시즌에는 한참 못 미쳤지만, 지난해 타율 2할9푼1리-14홈런-82타점을 기록했다. 타격 성적만 놓고 보면 다른 팀 중심타자들과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위에서 언급했지만, 눈에 보이는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롯데는 그의 생산성에 주목했다. 일단 1루 수비에서 큰 기대를 하기 어렵다. 발이 느려 2루타성 타구를 치고도 단타가 되거나, 2루에서 후속타자 안타 때 홈으로 못들어오는 것도 팀을 힘들게 했다. 병살타는 24개로 리그 전체 1위. 장타율은 4할3푼으로 팀 내 6위에 그쳤다. 2015 시즌 장타율은 무려 5할2푼9리였다. 출루율도 뚝 떨어졌다. 타점 생산 능력은 나쁘지 않지만, 다른 점에서 동료들을 힘들게 하고, 나이까지 많아지니 롯데로선 냉정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모든 단점들을 극복하려면 2015 시즌같은 확실한 모습을 보여야 했는데, 구단은 그런 모습을 보여주기 힘들 것이라고 결론 내린 것이다.
또 하나 아쉬운 건 FA 선언이다. 사실 최준석이 FA 선언을 하지 않았다면 롯데가 이렇게까지 냉정히 정리 작업을 할 수는 없었다. 단년 재계약 협상자로 분류돼, 어떻게든 선수 생명을 이어갈 수 있었다. 감독의 구상 안에서 붙박이 주전은 아니더라도, 우타 대타 요원이 필요할 때 한 자리 할 수 있도록 1년 계약까지는 가능했다. FA 계약으로 롯데에 온 후 중심타자로 나름의 역할을 해준 예우다. 하지만 FA 선택은 최준석이 했다. 다른 팀의 구애를 받을 자신이 있다는 뜻이었다. 여기서부터는 롯데와 무조건 이별이었다.
그런데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롯데 이윤원 단장이 채태인을 영입하며, 최준석 이적을 위해 어떻게든 돕겠다고 홍보했는데도 진척되는 건 없다. 1~2개 팀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해당 팀 관계자들 소극적이다. FA를 선언하기에 앞서 시장 상황이나, 자신의 가치에 대해 냉정하고 살펴봐야 한다는 걸 최준석 사례가 잘 보여주고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