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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와 FA 정근우(36)의 협상이 해를 넘겼다. 양측은 수차례 협상 테이블에서 만나 의견을 주고 받았지만 분위기가 묘하다. 접점을 찾는 듯 보였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완전히 교착상태다.
박종훈 한화 단장은 8일 "정근우와는 여러 차례 만나서 협상했다. 계속 성실하게 협상에 임할 것이다. 협상 과정에서의 여러 사안에 대해 일일이 언급하는 것은 어렵다. 다만 협상에 진전이 없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정근우는 지난 연말 에이전트를 선임한 뒤 하와이에서 개인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정근우 측은 당초 제시받은 2년 안에 대해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몸값 규모를 조금 줄이더라도 계약 기간을 좀더 늘리는 쪽을 바라고 있지만 한화 구단은 입장을 정리한 상태다. 2+1년의 옵션 계약도 한화 구단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한화는 이미 긴축재정, 리빌딩, 내부 육성으로 돌아선 상태다. 외부FA는 2년간 제로, 외국인 선수는 가성비 위주, 연봉재계약에서도 찬바람이 분다. 내부FA계약도 같은 맥락이다. 한화는 상대적으로 느긋한 입장이다. 정근우의 이적 가능성은 아주 낮게 보고 있다. 정근우의 2017년 연봉은 7억원이다. 보상금(14억원)에 보상선수까지 감안하면 30대 중후반의 나이에 팀을 옮기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중이다.
지난해말 채태인과 최준석 이대형 등 준척급 FA를 두고 원소속 구단들은 '보상선수를 받지 않겠다'는 선언을 했다. 이들 선수들은 올시즌 전력에서 사실상 제외된 선수들이다. 선수 본인이 원하면 이적을 돕겠다며 구단들이 선처했다. 한화는 정근우에 대해서는 "정근우는 꼭 필요한 전력이다. 보상선수를 받지않는다는 선언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근우는 2014년 FA 첫해 타율 2할9푼5리 6홈런-44타점-32도루, 2015년 타율 3할1푼6리-12홈런-66타점-21도루, 2016년 타율 3할1푼-18홈런-88타점-22도루, 2017년 타율 3할3푼-11홈런 46타점-6도루를 기록했다. 앞선 3년은 125경기, 126경기, 138경기를 뛰었고, 지난해는 무릎 수술 여파와 팔꿈치 부상으로 105경기에 출전했다. 정근우는 팀 역대 최고 2루수였지만 30대 후반으로 넘어가는 나이가 계약 걸림돌이다.
변수는 정근우의 이적 여부다. 현재로선 가능성이 낮다. 하지만 정근우의 몸값이 시장 가격 아래로 곤두박질 쳤다고 판단되면 얘기가 달라질 여지가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