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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상 투표다'
'야구의 야자도 모르는 것들의 투표'
네티즌들이 지난 14일 열린 '2017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두고 한 평가다. 1루수 부문 수상자인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받을 줄 모르고 왔다가 받았다"고 말한 소감을 가지고도 말들이 많다.
팬들이 가장 많이 지적하는 부분은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골든글러브는 기록이 주는 상이 아니라 사람이 주는 상이다. 골든그러브는 기록도 기록이지만 투표인단에게 가장 임팩트 있었던 선수에게 주어진다. 기록이 주는 상은 지난 11월 초 '2017 KBO리그 시상식'이 있었다.
외국인에 대한 차별이라는 지적도 그렇다. 특히 올해는 윌린 로사리오(전 한화 이글스)가 1루수 부문 수상을 하지 못한 것에 질타가 많았다. 하지만 이미 NPB리그행이 확정된 선수에게, 그것도 시상식 참석조차 힘든 선수에게 수여해야 공정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걸까. 골든글러브는 엄연히 KBO리그에 대한 시상식이다.
친분으로 수상자를 결정한다는 지적은 '말도 안된다.' 투표인단 383명이 친분으로 한데 뭉쳐 한 선수를 밀어준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야알못'의 투표는 물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도 383명의 투표인단 중 적어도 300명 이상이 '야알못'이어야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승팀 선수가 수상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맞다. 올해는 김민식(KIA)의 득표수 54표를 가지고 말들이 많다. 하지만 김민식은 KIA의 우승이 지대한 공헌을 한 포수다. 다른 포수들이 더 임팩트 있는 활약을 펼쳤다면 강민호와 양의지처럼 김민식보다 더 많은 득표를 하지 않았을까. 더 공정해지려면 메이저리그처럼 수비력을 기준으로 해서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결정해야 한다.
올해 누가 더 좋은 활약을 했다는 정확한 기준은 없다. 이 선수는 수비가 좋을 수 있고 이 선수는 공격이 더 나을 수 있다. 그중에서 더 임팩트 있는 선수가 표를 많이 얻는 것이고 골든글러브의 수상자로 결정될 뿐이다.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영화 시상식이라고 평가받는 미국의 '아카데미 시상식'은 약 6000여명의 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을 대상으로 투표해 수상자를 결정한다. 이 투표인단은 영화인을 대상으로 하지만 인종 나이 직업 등이 다양해 여러 집단의 목소리를 투영할 수 있다. 덕분에 투표인단이 늘어날 수록 좀 더 공정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많은 이들의 지지를 받는 이가 수상자가 되기 때문이다.
'야알못' 383명의 투표인단이 너무 많아서 골든글러브의 권위가 떨어진다는 지적. 타당성이 떨어지는 이유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