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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빅리거 속속 복귀, 결국 타자는 통할 수 없나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7-12-21 11:08


LG와 FA 계약을 맺은 김현수. 스포츠조선DB

박병호, 김현수도 돌아왔다. 아직까지 한국 타자들은 메이저리그에서 오래 살아남기 힘든 것일까.

한동안 메이저리그에는 한국인 선수 열풍이 불었었다. 김현수 강정호 박병호 같은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속속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고,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는듯 했다. 2015시즌에는 무려 7명의 한국인 선수가 빅리그를 뛰었다.

하지만 채 2년이 안돼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1년전 이대호가 해외 생활을 청산하고 롯데 자이언츠에 복귀했고, 이번 겨울 박병호와 김현수까지 KBO리그에 돌아왔다. 포스팅 시스템으로 진출했던 박병호는 선택의 여지 없이 넥센 히어로즈와 2018시즌 연봉 15억원에,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이었던 김현수는 친정팀 두산 베어스가 아닌 LG 트윈스와 4년 115억원(역대 외야수 FA 최고액)에 사인을 마쳤다. "스플릿 계약(빅리그 승격 여부에 따라 보장 조건이 달라지는 계약)이라도 상관 없다"며 당차게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렸던 황재균도 1년 도전 후 돌아와 kt 위즈(4년 88억원)에 안착했다.

다음 시즌 메이저리그 활약이 예상되는 한국인 선수는 류현진, 오승환 정도다. 모두 투수다. 타자 추신수도 있지만, 그는 아마추어에서 메이저리그 구단과 곧바로 계약을 맺어 직행한 선수이기 때문에 유형이 다르다. KBO리그에서 뛰다가 실력을 인정받아 미국에 진출한 경우 중 아직 계약이 남아있는 선수는 강정호 뿐이나, 비자 문제로 발이 묶여있는 그가 다음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할 수 있을지는 누구도 장담 못한다.

한국인 선수들, 특히 타자들에 대한 메이저리그의 관심이 완전히 사그라든 것은 아니다. 여전히 많은 구단들이 끊임 없이 KBO리그 선수들을 지켜보며 리포트를 작성하고 있다. 오히려 타고투저가 심한 리그 특성상, 그들이 지켜보는 선수 중 과반수 이상이 타자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크게 관심을 드러냈던 투수들은 지난해 나란히 FA 자격을 얻은 김광현 양현종 차우찬 정도였다. 이후로는 고교 최대어 윤성빈, 안우진으로 눈을 돌렸다. 되려 타자들의 행보에 주목하는 중이다.

그러나 또다른 변수가 있다. FA 몸값이 치솟으면서 A급 선수들이 엄청난 대우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선수들 입장에서는 모든 것이 보장되지 않은 낯선 외국 리그에서 고생을 하는 것보다, 익숙한 환경에서 편하게 좋은 대우를 받으며 야구하는 것이 편할 수 있다. 실제로 올해 FA 계약을 맺은 선수 중 손아섭이나 민병헌은 메이저리그 도전도 가능했다. 물론 좋은 조건의 계약을 이끌어내기는 현실적으로 힘들고, 본인들이 도전에 의의를 두고 마이너 계약까지 감수했을 때 가능한 일이었다.

KBO리그의 '스타 플레이어'로 뛰며 홈팬들의 사랑을 받는 것도 충분히 의미있는 일이다. 하지만 메이저리그는 세계 최고의 야구 선수들이 모이는 화려한 무대다. 전세계 야구팬들의 인정을 받으면서 뛰는 KBO리그 출신 선수를 보고싶은 것이 결코 욕심은 아닐 것이다. 다만 현재 분위기상 코리안 빅리그 러시를 짧은 시간 내에 다시 보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아쉬움이 남는 이유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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