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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최형우가 지난해 FA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총액 100억원을 받는 FA가 되며 심리적 저항선이 뚫렸다. 일본과 미국에서 활약했던 이대호는 롯데로 돌아오며 총액 150억원을 받았다.
이번엔 투수보다는 타자에 눈길이 쏠린다.
미국에서 한국 복귀를 선언한 황재균을 비롯해 두번째 FA가 되는 포수 강민호, 외야수 손아섭 민병헌이 있다. 한화의 테이블세터를 맡았던 정근우와 이용규, KIA의 주장 김주찬, NC의 손시헌과 이종욱도 두번째로 FA 시장에 나온다.
김현수와 황재균은 FA 자격으로 해외에 진출했다가 돌아오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FA가 아니다. FA 절차를 따르지 않고 당장 협상을 해서 계약을 해도 상관없다. 하지만 FA에 준해서 다년계약이 가능하고, 둘을 데려간 팀이 원소속구단에게 보상금과 보상선수를 줘야하기 때문에 사실상 FA나 다름없다. 현재 KBO리그에서 가장 가치가 큰 선수로는 김현수와 황재균이 꼽힌다. 외야수에선 김현수의 커리어가 가장 좋고, 내야수에선 황재균이 가장 좋기 때문. 김현수가 혹시 한국 복귀를 전격 결정할 경우엔 황재균과 함께 가장 구단들의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 둘이 얼마나 받느냐에 따라서 이번 FA 시장의 몸값이 형성될 듯.
하지만 선수가 받고 싶다고 해서 다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를 데려갈 팀이 많아야 한다. 많은 거물급 FA가 다수 쏟아진 상황에서 얼마나 많은 팀들이 경쟁을 하느냐에 따라 몸값이 정해진다. 아직까지는 눈치 작전인지 FA시장에 뛰어들겠다고 자신있게 말하는 팀이 많지는 않다.
1군에 진입한 이후 3년 연속 꼴찌를 한 kt 위즈는 이미 공격적인 투자를 천명했다. kt가 이미 황재균을 잡았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이전과는 다른 발빠른 행보를 보인다. 평균자책점 1위임에도 5강에서 탈락했던 LG 트윈스도 공격력 강화가 필요하기에 이번 FA시장에서 좋은 야수를 영입할 가능성이 크다.
2년 연속 가을야구를 하지 못했던 삼성이나 5위로 가까스로 와일드카드결정전에 진출했던 SK는 FA 시장에 적극적이지 않다.
한용덕 신임 감독을 영입한 한화 이글스는 최근 FA 큰손이었지만 이번엔 다른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외부 FA 영입보다는 내부 육성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정근우와 이용규에게도 시장에서 평가를 받아보라고 했다.
우승팀 KIA 타이거즈나 3위팀 롯데 자이언츠는 내부 FA에 집중할 계획이다. 화수분 야구를 표방하는 두산 베어스는 외부 FA 영입에 관심이 없다.
KBO는 4일 FA 자격 선수를 공시한다. FA 자격을 가진 선수들은 6일까지 신청서를 제출해야하고, 7일 FA 신청 선수가 공시되면 8일부터 FA 선수와 구단의 자유로운 협상이 가능하다. 원소속구단과의 우선 협상이 없어 FA 선수는 국내는 물론, 해외 구단과도 첫날부터 자유롭게 협상을 해 자신의 팀을 택할 수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