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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만에 KBO리그로 돌아온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는 포스트시즌 통산 홈런이 4개다.
정규시즌 142경기에서 타율 3할2푼, 34홈런, 111타점의 활약에 대해 조원우 감독은 "어느 정도를 해야 감독으로서 만족할 수 있겠는가. 대호가 주장으로서 아주 잘 해줬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대는 포스트시즌서도 부동의 4번타자다. 조 감독은 지난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미친 선수가 나온다면 이대호였으면 좋겠다. 항상 주장으로서 팀 중심을 잘 잡아줬고 이번에도 자존심을 세우리라 믿는다"며 무한신뢰를 보냈다.
복귀 첫 시즌 가을야구 무대에 서는 이대호의 심정은 어떨까. 약간의 부담감을 인정하면서도 담담하게 각오를 밝혔다. 그는 "6년전과 비교하면 많은 것이 달라졌다. 우리는 선수들, 감독님, 코치님들, 프런트 모두 하나가 돼 있다. 앞만 보고 달리고 있다. 선수단 자체가 하나가 돼있기 때문에 편하게 즐기면서 하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믿는다"고 했다.
그러니 '부산 사나이' 이대호에게 딱하나 남은 소원은 당연히 한국시리즈 우승일 것이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무대조차 아직 밟아보지 못했다. KBO리그에서 그가 뛴 가장 큰 무대는 2011년 SK 와이번스와의 플레이오프였다. 게다가 이대호는 2008~2011년까지 4년 연속 가을야구를 뛰면서 한 번도 첫 시리즈를 통과하지 못했다. 3년 연속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고, 2011년 페넌트레이스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으면서도 SK에 무릎을 꿇었다. 올해도 상황은 그 시절과 별반 다르지 않다. 가을야구 출발점이 준플레이오프다. 준플레이오프를 통과해야 플레이오프를 뛸 수 있고, 한국시리즈 진출까지는 한참 더 나아가야 한다.
역대 한국시리즈 우승은 대부분 페넌트레이스 우승팀의 차지였다. 준플레이오프서 시작해 정상에 오른 팀은 1990년 이후만 따지면 1992년 롯데, 2001년 두산, 2015년 두산 등 셋 뿐이다. 준플레이오프를 치르는 팀 입장에서는 세 차례 시리즈를 모두 이겨야 하는 고된 일정이다. 객관적 전력이나 체력적인 측면에서 험난한 도전이 아닐 수 없다.
올해 롯데가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을 지 알 수 없으나, 이대호는 막연한 기대를 넘어 '한경기 한경기 최선을 다하면 꿈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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