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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틴 니퍼트가 또 무너졌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3㎞까지 나왔지만, 경기 초반 고비마다 홈런을 허용하며 대량 실점으로 이어졌다. 1회말 나성범에게 선제 솔로포를 맞은 후 2회말 손시헌에게 투런을 내줬고, 재비어 스크럭스에게 분위기를 완전히 넘겨주는 스리런 홈런까지 나왔다. 홈런을 맞은 3개의 공 모두 직구였다. NC 타자들이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오는 직구에 기다렸다는듯 반응했다. 결국 니퍼트는 4회도 채 마치지 못하고 물러났다. 총 투구수 83개.
11실점은 니퍼트가 지난 2011년 KBO리그에 데뷔한 후 한 경기 최다 실점 기록이다. 종전은 9실점이었다. 공교롭게도 9실점과 11실점 모두 올 시즌에 나왔다. 지난 6월 2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3이닝 11안타(1홈런) 9실점을 기록했었고, 3개월 가까이 흐른 후 NC전에서 다시 무너졌다. 당연히 두자릿수 실점도 처음이다.
1981년생인 니퍼트는 올해 만 36살이다. 적지 않은 나이다. 또 한국에서 뛴 7시즌 중 한번을 제외하고 모두 100이닝 이상 풀타임을 뛰었다. 시즌 종반부에 들어서면서 누적된 피로가 구위 하락으로 연결됐을 수도 있다.
특별히 몸에 큰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 김태형 감독도 조급하지 않게 니퍼트를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정규 시즌 종료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니퍼트의 거듭되는 부진은 충분히 우려를 낳을 수 있다. 다른 선발 투수들이 잘해주고 있지만, 단기전에서 니퍼트가 갖는 위압감과 무게감은 또 특별하기 때문이다.
창원=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