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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초 퇴출설까지 나왔던 로저 버나디나가 화려한 반전을 쓰고있다.
구단 역사에 의미있는 기록을 세운 버나디나는 외국인 타자의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 KIA는 과거에 외국인 타자 복이 많지 않은 팀이었다. 투수 중에는 다니엘 리오스, 세스 그레이싱어, 아킬리노 로페즈, 릭 구톰슨 등 인상 깊은 선수들이 많았지만 타자는 뚜렷하지 않았다. KIA의 역대 1호 외국인 선수인 외야수 숀 헤어부터 중도 퇴출 당한 제이슨 배스, 워렌 뉴선 등 실패를 맛보고 돌아간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
1999년 뛰었던 트레이시 샌더스가 40홈런-94타점 활약을 하긴 했지만 타율이 2할4푼7리로 지나치게 극단적인 타격을 했고, 이듬해 스토니 브릭스도 23홈런-74타점으로 '2%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그리고 2014년부터 외국인 선수 3인 보유-2인 출전 체제가 되면서 KIA도 다시 타자를 뽑기 시작했다. 지난해까지 3시즌 동안 뛴 브렛 필이 역대 KIA의 외국인 타자 중 가장 성적이 좋았다. 2015시즌에는 100타점을 돌파했고,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활약을 했다.
필이 떠난 자리를 채운 버나디나는 시즌 초반 부진해 퇴출설까지 제기됐지만, 5월말부터 맹타를 휘두르며 성적이 수직 상승했다. 슬럼프도 길지 않다. 잠시 페이스가 떨어졌다가도 곧바로 감을 회복한다. 9월에도 지난 10일까지 9경기에서 타율 4할1푼2리(34타수 14안타) 1홈런 12타점을 기록 중이다. 도루도 28개로 전체 2위. 30도루까지 2개만 남겨뒀다.
무엇보다 성실한 성품으로 팀 동료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메이저리그에서 주전으로 뛰었던 수준 있는 선수지만, 거만하지 않고 팀에 잘 녹아든다. 어린 선수들에게도 귀감이 되는 부분이다.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변신한 버나디나가 타이거즈 외국인 타자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