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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다스린 한화 하주석, 16경기서 보여줄것 많다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7-09-12 00:03


◇한화 이글스의 10년을 이끌어갈 재목으로 손꼽히는 하주석(오른쪽)과 포수 최재훈. 사진 제공=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 하주석(23)이 2주만에 1군에 복귀했다. 하주석이 없는 사이 한화 유격수는 정경운이 책임졌다. 하주석은 부상이나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갔던 것이 아니다. 지난달 27일 인천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4회초 헛스윙 삼진을 당한 뒤 분을 삭이지 못하고 방망이를 땅에 내리쳤다.

비슷한 장면이 시즌 중에 있었고 이상군 한화 감독대행은 하주석을 2군으로 내려보내며 좀더 성숙해지기를 당부했다. 징계성 조치였다. 열흘이 지난 뒤 1군에 복귀시키려 했지만 손바닥을 다쳐 훈련을 제대로 못했다. 9월초 퓨처스리그는 종료됐고, 최근 2군 선수들은 연습경기를 치르고 있다. 하주석 역시 2군 선수들과 경기를 뛰며 컨디션을 조절했다.

이상군 대행은 2군에 있던 하주석을 늘 관심있게 주시했다. 한화는 11일 하주석과 심수창을 1군에 올렸다. 대신 내야수 임익준과 투수 장민재가 2군에 내려갔다. 한화는 올시즌 16경기가 남았다. 어차피 가을야구는 물건너 갔다. 하주석에게 16경기는 어떤 의미일까.

하주석에게 2017년은 많은 고민을 안긴 해다. 지난해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친 뒤 2016년은 풀타임 첫시즌이었다. 지난해 타율 2할7푼9리에 10홈런 57타점. 방망이 소질과 장타력을 갖춘 대형 유격수의 자질이 엿보였다.

한화팬들은 2012년 전체 1순위로 이글스 유니폼을 입은 하주석의 뜨거운 발전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주석 앓이'는 2017년 봄을 달궜다. 하주석은 한층 정교해진 내야수비와 뜨거운 방망이로 팬들을 열광시켰다. 7월 중순까지도 3할타율을 기록하며 본격적인 성장이 시작됐음을 알렸다. 하지만 햄스트링 부상과 '몰아치기', '침묵'이 얄궂게 교차했다.

올시즌 타율 2할8푼6리에 9홈런 44타점. 지난해보다 정확도는 향상됐지만 3할3푼3리에 그치고 있는 출루율은 다소 아쉽다. 수비실책은 6개로 지난해 19개에서 대폭 줄어들었다. 확실히 좋아졌다.

하주석은 성취하고자 하는 스스로의 목표가 높은 선수다. 욕심도 있고, 노력도 한다. 결국 열정이 넘쳐 벌어졌던 방망이 '망치질'. 상무 시절에도 삼진 뒤 방망이를 그라운드에 찍었다가 10경기 동안 벤치만 지킨 적이 있다. 그때 많이 깨달았다고 했던 하주석이다. 이제는 덕아웃 분위기도 살피고, 자신만의 세련된 스트레스 해소법을 발굴할 때도 됐다.

하주석을 바라보는 팬들의 눈높이는 지난해와는 다르다. 성장가능성에 대한 기대치도 크다. 7월 11일 롯데전에서 시즌 9호를 기록한 뒤 홈런은 14경기째 멈춰 있다. 아직 갈 길이 멀다.

남은 시즌 하주석은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하주석은 오는 11월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아시아프로야구 챔피언십(한국 일본 대만 출전, 24세 이하-프로 3년차 이하)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최종 엔트리(25명) 제출 마감은 10월 10일이다. 정규리그(잔여시즌 포함) 마감 이후다. 하주석은 "국가대표로 발탁되면 가문의 영광"이라며 강한 의욕을 드러낸 바 있다. 선동열 대표팀 감독 역시 주시하고 있다. 16경기는 새로운 다짐을 행동에 옮기기에 부족하지 않은 시간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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