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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는 후반기 들어 확실히 경쟁력 있는 팀이 됐다.
하지만 롯데는 투타 밸런스가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게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전력의 한 부분이 만족스럽지 못하면 괜찮은 다른 부분서 이를 상쇄시켜야 하는데 롯데는 그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롯데의 후반기 강점은 마운드다. 수비 역시 안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베이스러닝도 다른 팀과 비교해 처질 게 없다. 그러나 타선은 다르다.
롯데 타선은 시즌 내내 응집력 측면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11일 현재 롯데의 팀타율은 2할8푼1리로 10개팀중 7위다. 팀평균자책점은 4.77로 5위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서는 투타 편차가 더욱 벌어졌다. 팀평균자책점은 3.90으로 2위인 반면 팀타율은 2할6푼4리로 9위에 불과하다.
조원우 감독은 "초반 리드를 잡고 중반 이후 추가점을 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매번 힘겨운 승부를 할 수 밖에 없다"면서 "불펜투수들의 소모가 커지고 있다. 매번 힘든 상황에서 나가 막는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혹시 부상당하는 투수가 나오면 정말 힘들어진다"고 토로했다.
실제 후반기 들어 호조를 보였던 롯데 불펜진은 최근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선발투수가 호투한 뒤 리드 상황에서 불펜투수가 동점 또는 역전을 허용하는 경기가 많아졌다. 이날 NC전서도 2-1로 앞선 8회말 배장호가 모창민에게 동점 홈런을 허용해 결국 연장까지 치러야 했다. 전날 경기서는 2-1 리드 상황에서 등판한 마무리 손승락이 스크럭스에게 끝내기 홈런을 내줘 무릎을 꿇었다.
전적으로 타선이 신통치 않기 때문에 생겨난 일들이다. 분위기를 바꿔볼 필요가 있다. 분위기 쇄신은 늘 사람으로부터 나온다. 2군서 새로운 선수를 불러올릴 필요가 있다. 코칭스태프 개편도 생각해볼 수 있다. 마땅한 자원이 없다고 마냥 손놓고 있을 수는 없다. 물론 "팀이 안정적일 때 구성원을 흔들 수는 없다"는 조 감독의 말에도 일리는 있다. 하지만 해볼 수 있는 것은 다 해봐야 한다.
보통 "타선은 사이클을 타기 마련이니 시간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는 말은 평화로울 때 해당하는 말이다. 지금은 '전시(戰時)'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