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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의 불펜은 시즌 내내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김강률이 있다. 김강률은 후반기 6경기에서 6⅔이닝동안 3안타 6탈삼진 무실점,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중이다. 지난 26일 수원 kt 위즈전에서도 김태형 감독은 위기 때 김강률을 찾았다. 6-2로 앞선 8회 이현승이 선두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좌중월 솔로 홈런을 허용하자 곧바로 김강률을 올려세운 것. 김강률 역시 그 믿음에 보답하며 1이닝 1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본인도 좋아진 것을 실감하고 있다. 26일 경기에 앞서 더그아웃에서 만난 김강률은 "공 끝에 힘이 생긴 것 같은 느낌이다. 밸런스가 좋아졌다"며 "상체가 너무 빨리 움직이는 것이 내 투구폼의 문제였는데 그걸 신경쓰다보니 좀 좋아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2015과 지난 해, 팀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지만 김강률 본인에게는 그리 기분 좋은 시즌이 아니었다. 2015년은 평균자책점 2.45로 좋은 투구를 보이다 5월초 아킬레스건 부분 파열 부상으로 일찌감치 시즌 아웃됐다. 지난해는 어깨 부상으로 25경기 밖에 뛰지 못했다.
이미 올해 51⅓이닝을 소화한 김강률은 "그래서 올해는 정말 간절한 마음이 있었다. 그런데 올해는 많이 나오긴 했는데 중요한 상황에서 나오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고 했다. 실제로 그는 전반기 평균자책점 5.44로 믿을만한 투구를 못해 필승조가 되지 못했다.
그래서 "많은 이닝 소화하고 안아프고 완주하고 싶다"는 시즌 초의 바람은 이뤄지고 있지만 목표는 바꼈다. 이정도 성적에 만족할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는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 돼야한다고 생각한다. 이제 무조건 내 공을 던지기 보다는 상대하는 타자들의 성향을 분석해 그에 맞게 던지는 것을 연구해볼 생각"이라고 했다.
김 감독도 같은 맥락의 조언을 했다. 김 감독은 26일 "김강률은 구위가 좋은 투수다. 하지만 투스트라이크 상황에서 항상 유인구를 던졌었다"며 "한단계 성장하려면 옛날 볼배합을 버리고 직구로 승부하는 것이 필요하다. 좌우보다는 상하를 활용하는 투구를 해야한다"고 했다.
"두산의 약점은 불펜이라고들 한다"는 질문에 김강률은 펄쩍 뛰었다. "우리 불펜은 다른 팀에 비해 결코 약하지 않다. 타선과 선발이 워낙 좋다보니 비교돼서 그런 것이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그는 "나도 거기에 계속 힘을 보탤 것"이라고 했다. 그의 말처럼 김강률의 호투가 약점으로 꼽히는 두산 불펜에 큰 힘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